당초 계획 대비로는 40% 증산
LCD 집중하며 차세대 프로젝트는 밀릴 듯

중국 HKC가 LCD 호황이 장기화하자 몐양 H4 생산능력을 현재 대비 두 배, 당초 계획 대비 40% 가량 늘리기로 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전통적 비수기인 1~2분기에도 LCD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증설에 자신감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HKC 몐양 공장 전경. /사진=HKC
HKC 몐양 공장 전경. /사진=HKC

내년 봄 목표로 월 21만장까지 증산

 

H4는 H1(충칭)⋅H2(추저우)에 이은 HKC의 세 번째 LCD 공장이다. 당초 8.6세대(2200㎜ X 2600㎜) 월 15만장 수준까지 투자할 계획이었으며, 지난달 말 기준으로 월 10만장 규모까지 장비가 반입됐다. 최근 HKC는 H4 공장 생산능력을 내년 봄 월 21만장 수준까지 늘리기로 하고, 장비 업체들과 반입 스케줄을 논의하고 있다. 

8.6세대 월 21만장이면, 당초 계획 대비 40% 많은 물량이며 현재 설치된 생산능력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한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HKC가 최근의 LCD 판가 상승에 자신감을 얻었다”며 “내년 봄 반입을 목표로 월 21만장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LCD 판가는 비수기를 무색케 할 만큼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상승 전환 이후 만 1년 가까이 상승세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월 75인치 패널 가격은 전반월 대비 1.8%, 65인치는 2.1%, 55인치는 2.2% 상승했다. LCD 가격이 매년 3~4분기 성수기를 지나 이듬해 2분기 저점을 통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TV 및 모니터 수요가 증가한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부 대형 LCD 라인을 폐쇄하면서 공급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상반기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계획해놓았던 생산능력 증대 계획도 일부 차질을 빚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역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장비 반입 및 램프업이 지체됐다.

HKC의 창사 H5 공장 착공식 사진. /사진=HKC
HKC의 창사 H5 공장 착공식 사진. /사진=HKC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LG디스플레이도 장기적으로는 대형 LCD 라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HKC가 자신있게 증산에 나설 수 있는 배경이다. 

HKC는 중국 BOE⋅CSOT에 비하면 생산능력이나 자금 동력 능력면에서 열세인 세컨티어 디스플레이 업체다. 최근의 LCD 호황 장기화에 따라 자금 사정에 여유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프로젝트는 뒷전으로

 

다만 HKC가 LCD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면서 지난해 연말 추진해 온 WOLED(화이트 OLED) 등 차세대 프로젝트는 뒷전으로 밀렸다. 당초 HKC는 올해 안에 WOLED나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었다(KIPOST 2021년 1월 18일자 <中 HKC, WOLED 투자 카드 다시 '만지작'> 참조).

이를 위해 올해 초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H5 공장이 있는 창샤에 따로 신규 프로젝트를 위한 부지 마련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 역량이 LCD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되면서 당분간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위한 연구개발이나 파일럿은 일정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영업 담당자는 “올해 초만 해도 HKC가 차세대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추진했으나 현재는 일상적인 검토만 하는 분위기”라며 “당장에 파일럿이라도 시작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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