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PI 내열온도 및 광학특성 개선해야
LLO 공정 개발 등도 관건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연구소장(전무)은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로드맵 세미나에서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커버 소재를 투명 폴리이미드(PI)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롤러블 OLED TV는 두루마리처럼 말리는 TV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에 전시했다.

LG전자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TV. /사진=안석현 기자
LG전자가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TV. /사진=안석현 기자

당시 선보인 제품은 기존 OLED TV용 패널 기판을 식각(에칭)해 얇게 깎아 유연성을 구현했다(KIPOST 2019년 2월 20일자 <LG디스플레이, 롤러블 OLED TV에 PI대신 씬글래스 적용> 참조). 이 때문에 곡률반경(말리는 각도)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고, 패널이 말려 들어가는 경통 부분도 부피가 컸다. 이미 완제품인 OLED 패널을 불산으로 식각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해 수율이 크게 저하되는 단점도 있다.

윤 연구소장의 주장대로 기판을 투명 PI로 바꾼다면 곡률반경 측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용으로 개발된 투명 PI는 3r(반지름 3㎜인 원통을 감싸는 각도) 정도의 곡률반경도 버틸 수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CES에서 공개한 롤러블 TV의 곡률반경은 50r을 넘었다. 곡률반경을 줄이면 패널이 말려 들어가는 경통 크기도 크게 줄어든다.

이는 롤러블 TV의 디자인 자유도를 크게 높여준다. 디자인하기에 따라서 집 천장의 좁은 공간이나 거실장 내부의 공간에도 TV를 완벽하게 숨기는 게 가능하다.

다만 공정상 난제는 있다. 투명 PI는 내열 온도는 350℃ 안팎이다. 롤러블 TV를 만드는 공정 중 가장 온도가 높은 공정의 온도와 거의 동일하다. 이 때문에 투명 PI가 공정을 거치는 동안 물성이 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윤 연구소장은 “투명 PI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투명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좀 더 내열온도가 높은 제품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후면발광 방식의 롤러블 OLED TV 구조. /자료=KIPOST
후면발광 방식의 롤러블 OLED TV 구조. /자료=KIPOST

삼성전자⋅디스플레이가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할 예정인 투명 PI는 모든 생산 과정이 끝난 후 OLED 보호를 위해 덧대는 소재이기 때문에 내열 온도 기준이 낮다. 코오롱인더스트리⋅SKC 등이 개발한 투명 PI의 내열 온도 기준은 모두 여기에 맞춰져 있다. 향후 TV용 기판으로 투명 PI가 채택되기 위해서는 이 기준부터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니시(끈적한 액체) 상태의 투명 PI를 캐리어 기판에 평탄하게 바르고, 향후 레이저를 이용해 떼어내는 공정도 개발되어야 한다. 이는 현재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에서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를 6세대(1500㎜ x 1850㎜) 설비로 구현하는 것과 LG디스플레이의 8세대(2200㎜ x 2500㎜) 설비로 구현하는 것은 난이도에서 차이가 있다.

투명 PI의 광학특성도 지금보다 개선해야 한다. 투명 PI는 일종의 플라스틱 필름으로, 유리와 같은 매끈한 표면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는 최고급 TV 제품에 속할 롤러블 TV로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윤 연구소장은 “봉지 소재 등도 롤러블 TV의 곡률반경 축소에 맞춰 좀 더 유연한 제품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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