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화웨이가 선보인 ‘메이트X’의 가장 큰 차별점은 ‘아웃폴딩(화면이 밖으로 접히는 방식)’이었다. 아웃폴딩은 화면을 접은 상태서도 절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처럼 외부에 별도 화면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원가 측면도 유리하다.

다만 아웃폴딩 폴더블 스마트폰은 시간이 갈수록 극복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 바로 보상회로의 EL 보상력이다.

화웨이 '메이트X'는 화면을 밖으로 접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사진=화웨이
화웨이 '메이트X'는 화면을 밖으로 접어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사진=화웨이

사용 시간 누적될수록 양쪽 화면 휘도 차 커져

 

아웃폴딩 스마트폰은 화면을 접었을때도 화면의 절반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등을 보내는 등 간단한 작업을 수행한다. 타이핑 작업이 빈번한 소셜미디어 기능은 폴더블 스마트폰이라 해도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사용하는 게 편하다.

이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화면에는 취약한 구조다. 장시간 반쪽 화면만 사용하면 그 부분만 열화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빛과 색상을 발현하는 유기재료는 사용 시간이 누적될수록 같은 크기의 전류를 흘려줘도 밝기가 떨어진다.

화면 전체를 사용해 모든 화소가 전반적으로 밝기가 저하되면 크게 상관 없다. 특정 부분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반의 화면만 밝기가 저하되면 스마트폰 사용자 눈에 거슬릴 수 있다. 인간의 눈은 인접한 화소의 밝기 차가 2% 이상 벌어질 경우, 이를 다른 색으로 인식한다. 예컨대 같은 화면상 같은 붉은색이라도 마치 얼룩이 진 것처럼 다른 색상으로 보일 수 있다.

OLED TV에는 EL의 밝기 차를 보정해주는 외부 보상회로가 있다. /사진=LG전자
OLED TV에는 EL의 밝기 차를 보정해주는 외부 보상회로가 있다. /사진=LG전자

김혜동 성균관대학교 산학특임교수는 “아웃폴딩 스마트폰은 사용 시간이 누적돼 길어질수록 화면 양쪽 휘도(밝기) 차이가 눈에 띄게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G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TV용 OLED는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를 갖추고 있다. 바로 외부 보상회로다. 스마트폰의 내부 보상회로가 박막트랜지스터(TFT) 상에 동시에 형성되는 것과 달리 외부 보상회로는 드라이버IC처럼 독립된 소자다.

외부 보상회로의 역할은 밝기가 떨어진 화소에 더 많은 전류를 흘려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하된 밝기를 회복할 수 있다. 마치 기력이 떨어진 화초에 거름을 듬뿍 줘서 생기를 북돋워주는 것과 같다.

그러나 외부 보상회로의 보상력은 무한하지 않다. 특히 현재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내부 보상회로는 발광층(EL)의 휘도차 보정보다는 일정한 전기에너지를 흘려주는 기능에 맞춰져 있다. 많은 전류를 흘려줄수록 유기재료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무한정 보상해주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웃폴딩 스마트폰은 시간이 갈수록 왼쪽과 오른쪽 화면의 밝기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김현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외부 보상으로 EL 보상을 충분히 해주지 않으면 양쪽 화면간 휘도차가 벌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커버 윈도도 해답 못 찾아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 /사진=도우인시스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 /사진=도우인시스

화면 밝기 차 극복과 함께 적절한 커버 소재 찾기 역시 난제다. 화웨이-BOE 역시 초박막유리(UTG)를 커버 윈도 소재 후보 중 하나로 UTG를 검토했으나 곡률반경과 강도 측면에서 해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에 노출될 수 있을 만큼의 강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커버 윈도 두께가 최소 100μm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러나 UTG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경직성이 강화되는 탓에 아직 아웃폴딩에 적용할 만큼의 곡률반경을 구현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로욜 모두 아웃폴딩 방식이면서 투명 폴리이미드(PI)를 커버 윈도로 채택했다”며 “곡률반경에 다소 여유가 있는 아웃폴딩에서도 아직 UTG를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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