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T, 글래스 기판용 CMP에는 아직 무관심
대면적 CMP 기술 뒷받침 돼야
글래스 기판용 CMP(화학적기계연마) 장비 시장이 국내 업체 케이씨텍과 일본 에바라의 양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CMP 시장에서 독점력을 갖고 있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이하 AMAT)가 경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두 회사가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글래스 기판용 CMP, 케이씨텍 VS 에바라 경쟁
기존 반도체용 CMP 시장은 ‘1강 1중 1약’ 구도다. AMAT가 60~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유한 절대적 1위다. 이어 에바라가 20% 안팎, 케이씨텍이 10% 내외 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글래스 기판용 CMP 시장에서 AMAT의 존재감은 약하다. 삼성전자⋅삼성전기⋅앱솔릭스 등 글래스 기판용 CMP 장비 도입을 검토 중인 회사들은 대부분 케이씨텍⋅에바라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TGV(글래스관통전극) 공정 전문 회사들은 역시 국내 업체인 회명산업 장비를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글래스 기판용 CMP 시장이 기존 파운드리⋅메모리용 설비와 비교하면 부가가치가 낮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AMAT은 하이브리드 본딩용 CMP 장비 공급 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파운드리⋅메모리용 CMP와 달리 하이브리드 본딩용 CMP 시장은 AMAT 100% 독점 품목이다.
반도체 칩과 칩을 맞붙이기에 앞서 다이 표면을 평탄화시켜야 하는데, 구리층과 유전체의 평탄화 속도가 달라 균질성(Uniformity)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구리층이 과하게 깎여 나가는 ‘디싱(Dishing)’ 현상을 제어하는 게 난제인데, 현재로서는 이를 AMAT 정도만 구현할 수 있다(<하이브리드 본딩 뜨는데...전용 CMP 장비 국산화는 요원> 참조).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하이브리드 본딩용 CMP에 주력하고 있는 AMAT 입장에서 이제 막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글래스 기판 시장은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하는듯 하다”며 “이 때문에 글래스 기판 회사들 개발 과제에도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면적 CMP 기술 새로 개발해야
특히나 글래스 기판용 CMP는 대면적 공정 기술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AMAT으로서는 투자 대비 효용이 떨어진다 판단할 수도 있다.
현 세대 CMP 시술은 모두 300㎜ 원형 웨이퍼를 기반으로 공정이 개발됐다. 그러나 글래스 기판은 원장 크기가 510㎜ X 515㎜다. 원장의 대각선 길이는 724㎜를 약간 넘는다. 원장 크기가 큰 탓에 현재 상용화 된 CMP 설비를 전면적으로 다시 개발해야 한다. 아직 시장이 개화하지 않았고, 상용화 시점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개발 자원 할당이 이뤄져야 한다.
덕분에 기회는 2⋅3위 회사에 돌아가고 있다. 일단 국내서 글래스 기판 사업화를 추진 중인 회사들은 대부분 케이씨텍⋅에바라와 장비 도입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에바라의 경우, 2010년대 450㎜ 원형 웨이퍼 베이스로 CMP 기술을 개발한 바 있는데 당시 개발해 놓은 장비를 통해 기판 업계에 제안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반도체 업계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300㎜ 웨이퍼를 450㎜ 공정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안을 타진했었는데, 여러 기술적 미진함과 시장 논리 탓에 상용화 되지는 못했다. 에바라로서는 10여년만에 당시 기술을 재활용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케이씨텍은 CMP연구소 기반기술센터 차원에서 글래스 기판용 대면적 CMP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동안 컨포멀(Conformal) 도금 기술을 적용해 CMP를 도입하지 않았던 SKC 앱솔릭스도 최근 CMP 장비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앱솔릭스는 도금 공정 이후 과도금된 구리층을 깎아내기 위한 목적은 아니고, TGV 홀 내부를 채우는 절연층 소재 평탄화를 위해 ABF(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 합착 직전에 CMP 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