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업부 수익성 제고 차원
인력 수요 증가한 IT용 패널 사업에 집중 배치
QD-OLED 추가 투자 가능성은 더 낮아져

**본문 내 QD-OLED 원가 중 인건비 비중치를 수정하였습니다. 참고바랍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생산하는 대형사업부 소속 인원 상당수를 중소형 사업부로 전환 배치한다. 인건비 감축을 통해 아직 손익구조가 취약한 대형사업부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대신 신규 투자로 인력 수요가 증가한 IT용 8.6세대 라인에는 인원을 늘려 양산 성공에 주력한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인력 중소형으로 보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사업부 소속인원을 대상으로 중소형사업부로 전환 배치를 결정하고, 이달 첫주부터 대상자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를 전후로, 늦어도 이달 안에는 인사이동을 마무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환 배치 규모는 부서별로 다르나 최소 10%, 많게는 30%까지 중소형사업부로 이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사업부 전체로도 10%를 훌쩍 넘는 인원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형사업부와 대형제조기술센터 인원을 합치면 대략 3300여명 수준이다. 10%면 300여명, 20%면 600여명이 이번 전배 대상에 포함(현장인력 포함)된다는 뜻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사업부 인력을 중소형사업부로 보내는 건 대형사업부 손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TV용 패널 생산능력에서 LG디스플레이 대비 열세다 보니 규모의 경제도 밀릴 수 밖에 없고, 단가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사업부 소속 직원 수를 줄이면 당장 고정비가 감소하면서 수익이 개선된다. 

더불어 최근 신규 투자로 업무가 늘어날 IT용 OLED 라인은 이번 인사이동으로 사전에 인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 

QD-OLED 원가구조./자료=DSCC
QD-OLED 원가구조./자료=DSCC

다만 인원 재배치로 인한 대형사업부 원가 절감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거란 관측도 있다. QD-OLED 패널 생산원가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7%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형사업부 인력 20%를 전환배치 한다고 해도 전체 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산술적으로 3~4% 정도다.

인건비를 제외하면 QD-OLED 원가의 절반은 설비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그 다음은 OLED 재료비인데 이 둘은 인위적으로 절감하는 게 용이하지 않다. 그나마 줄일 수 있는 게 인건비와 판매관리비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이번 전배 대상 인원은 차기 설비투자 등 장기적 관점에서 업무를 수행하던 인력들”이라며 “당분간 QD-OLED 추가 투자가 없을 거란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없이 MR만으로 생산능력 증대

 

실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1년 아산캠퍼스 Q1 라인을 양산 가동한 이래 신규 투자 없이 MR(마스크리덕션, 공정감축)만으로 생산능력을 증대시켜 왔다. MR은 TFT(박막트랜지스터) 생산시 포토리소그래피 공정 수(포토마스크 수)를 줄임으로써 자연스레 생산능력이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 QD-OLED를 양산할 당시만 해도 생산능력은 8.5세대(2200㎜ X 2500㎜) 원판 투입 기준 월 3만장이었다. 그러나 이후 MR 작업을 거쳐 지난해 연말 생산능력은 월 3만9000장으로 늘었다. 지금은 재차 4만1000장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사이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양산을 위해 사용하는 포토마스크 수는 최초 16장(12+4)에서 13장(9+4)으로 감소했다. 같은 제품을 만드는데 투입되는 포토마스크 수가 줄어들다 보니 생산능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추가 MR을 통해 4만5000장까지 생산능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최초 투자분 대비해서는 절반 이상 기판 투입량이 증가하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따라서 당분간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사업부 전략은 인원 재배치를 통해 비용 구조를 최대한 가볍게 유지하고, 생산능력 투자는 최소화하는데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Q1 라인 투자에 나설때만 해도 Q2~Q3 정도는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로서는 언제 투자가 재개될 지 예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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