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D램 기술 탈취한 CHJS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 칭화유니에 인수 전망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쯔광)그룹이 최진석씨가 설립한 D램 제조사 CHJS(청두가오전, 成都高真科技)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CHJS는 18nm급 D램 양산을 추진했으나 수율 확보에 실패하고, 지난 5월 말 최씨가 기술유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CHJS 전경.
CHJS 전경.

23일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칭화유니가 CHJS 인수자로 결정됐다”며 “인수 후 고용승계와 생산라인 가동방안 등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조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CHJS는 5월 최진석 사장이 구속되자 6월 희망퇴직을 실시한 뒤, 30% 정도의 인력을 미리 정리했다. M&A을 위해 몸집을 줄여 놓은 것이다(KIPOST 2023년 6월 14일자 <대표 구속된 CHJS, 직원 대상 퇴직 신청 접수> 참조).

현재 CHJS는 역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출신인 한모 부사장이 최 사장을 대신해 대표이사 권한을 대행하고 있다. 한 부사장을 비롯한 CHJS 내 한국 출신 핵심 엔지니어들은 CHJS가 칭화유니에 인수된 후 기존 D램 생산라인의 수율 개선 컨설팅 작업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CHJS는 지난해 신규 자금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러 인수 후보들이 거론됐다. 칭화유니 외에도 중국 토종 D램 생산업체인 CXMT(창신메모리), 반도체 자립을 추진 중인 화웨이,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BYD도 인수 후보로 꼽힌 바 있다.

칭화유니는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CHJS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했다. 그룹 계열사 중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기에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시너지가 크다. 이제는 CHJS의 사실상 단독주주가 된 청두시도 칭화유니그룹에 CHJS를 인수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칭화유니는 계열사로 궈신마이크로(MCU 설계), 유니클라우드(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 유니SOC(모바일 AP 설계), 유니스플렌더(ICT 인프라 구축) 등을 거느리고 있다. 

원래 낸드플래시 제조사 YMTC(양쯔메모리)도 칭화유니 계열사였으나, 지난 2021년 채무불이행 사태를 거치면서 현재는 지분 관계가 끊겼다. 이번에 CHJS를 인수하게 되면 YMTC가 빠진 후 2년만에 다시 메모리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YMTC의 지분 관계도. 원래 시짱즈광다자투자(왼쪽 자주색 상자) 지분 100%를 칭화유니그룹이 보유하면서 YMTC를 간접 지배하는 형식이었는데 그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자료=Netrust리서치(netrust.co.kr)
YMTC의 지분 관계도. 원래 시짱즈광다자투자(왼쪽 자주색 상자) 지분 100%를 칭화유니그룹이 보유하면서 YMTC를 간접 지배하는 형식이었는데 그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자료=Netrust리서치(netrust.co.kr)

중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미중간 ‘반도체 전쟁’이 격화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 역시 중국 기업에 의한 자급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낸드플래시)과 SK하이닉스 우시 공장(D램)에 계속해서 의존할 수는 없다. 그동안 칭화유니그룹이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에 매번 총대를 매왔다는 점에서 CHJS 인수 역시 같은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CHJS는 최 사장 구속 이전에 이미 수율 확보에 실패했고, D램 설계 역시 여러번 갈아 엎었다는 점에서 칭화유니그룹이 라인 정상화에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CHJS 내부 관계자는 “작년에 칭화유니는 CHJS가 18nm급 D램 개발을 성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최 사장측 CHJS 지분을 거액의 인수해주기로 약정이 됐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D램 양품을 출하하는데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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