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엔지니어 중심으로 퇴사
M&A시 매물 가치 낮아질 듯
'7인회' 한모 부사장 체제로 운영

CHJS 전경.
CHJS 전경.

국내 D램 관련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대표자가 구속된 중국 CHJS(청두가오전, 成都高真科技)에서 한달여 만에 직원 30% 이상이 퇴사했다. CHJS는 이미 자력으로 D램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 출신 엔지니어들이 다수 넘어가 있다는 점에서 향후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CHJS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달 초 기준으로 900여명이던 CHJS 임직원 수가 이달 중순들어 600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한달여만에 한국인과 중국인을 합쳐 300명 정도가 퇴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광공정, 칩 설계 등 비교적 이직이 용이한 직군 엔지니어들이 가장 먼저 나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8nm(나노미터)급 D램 양산을 추진해 온 CHJS에는 총 300명 규모의 한국인 엔지니어가 근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노광공정은 주로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 D램 설계는 SK하이닉스 출신들이 주축을 이뤘다.

앞서 CHJS는 지난달 한국 검찰에 최진석 대표가 구속되고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지자 전 직원 대상 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KIPOST 2023년 6월 14일자 <대표 구속된 CHJS, 직원 대상 퇴직 신청 접수> 참조). 당시 한국인 직원 20% 정도를 정리하는 게 목표라고 알려졌으나, 실제 퇴직 규모는 그 보다 더 컸던 셈이다. 

최진석 CHJS 대표. /사진=KIPOST
최진석 CHJS 대표. /사진=KIPOST

이번에 퇴직한 직원들이 CHJS 내에서는 주력 엔지니어들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현재 CHJS의 재무 상태와 D램 생산라인 수준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이 유입되거나 다른 반도체 회사에 매각되지 않고는, 자력으로 회사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처럼 주력 엔지니어들이 대거 퇴사하면 매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은 표준화 되어 있지 않고 회사들마다 각자 노하우가 가미된다. CHJS 인수를 추진하는 쪽에서 새로 공정 엔지니어들을 영입해 라인에 투입해야 한다면, 그만큼 안정화 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노광을 제외하면 CHJS의 공정 흐름과 조건은 SK하이닉스 출신들이 셋팅했다. 라인을 최단시간에 안정화 시키기 위해서는 다시 SK하이닉스 출신들을 영입해 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CHJS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CXMT(창신메모리)는 대만 UMC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다. 이 때문에 설사 CXMT가 CHJS를 인수하더라도 공정을 바로잡는데만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CHJS는 최진석 사장이 구속된 이후 한모 부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 부사장 역시 최 사장과 함께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넘어간 ‘7인회’ 인사 중 한 명이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