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 내 PBA 물량 긴급 재분배
3분기 성수기 맞물리면 PBA 수급난 불가피

삼성전자 스마트폰 PBA(Printed Board Assembly) 모듈 협력사들이 베트남에서 재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된서리를 맞았다. PBA는 스마트폰 내 각종 부품에 PCB(인쇄회로기판)를 붙여 모듈화하는 공정이다. 

한때 삼성전자 PBA 협력사만 10여개에 달했지만, 현재는 4~5개사로 공급선이 줄어든 상태다.

갤럭시S21을 분해한 모습. 스마트폰 내 부품들은 모듈 형태로 들어가는데 이를 가공하는 공정이 PBA다. /사진=아이픽스잇
갤럭시S21을 분해한 모습. 스마트폰 내 부품들은 모듈 형태로 들어가는데 이를 가공하는 공정이 PBA다. /사진=아이픽스잇

PBA 1위 업체 한국성전, 가장 큰 피해

 

12일 한 삼성전자 부품 협력사 대표는 “베트남에 위치한 PBA 협력사 공장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일부 업체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비 렵력사 대표도 “두달여 전부터 베트남에 코로나19가 재창궐한 탓에 삼성전자가 PBA 공급선에 대한 긴급 물량 재조정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 무선(스마트폰)사업부에 PBA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는 한국성전⋅두성테크⋅드림텍⋅에스아이플렉스⋅시노펙스 등 다섯개 정도다. 한때 10여개사까지 협력사가 늘었지만, 업황 부진 탓에 후발 주자들이 대부분 정리됐다.

이 중에 한국성전이 삼성전자 PBA 물량의 40% 정도를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회사가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삼성전자 부품 협력사 대표는 “한국성전은 공장의 상당부분을 가동 정지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며 “이 때문에 한국성전이 담당했던 PBA 물량을 다른 업체들에게 급하게 배분했다”고 말했다. 

한국성전은 일본 전자부품업체 호시덴이 지난 1972년 국내에 설립한 자회사다. 삼성전자와의 거래가 커 국내(경남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PBA 생산은 베트남에서 담당한다. 한국성전 외에 에스아이플렉스도 적지 않은 감염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성전 베트남 공장 내 조립라인. PBA는 사람 손을 타는 공정이 많다. /사진=한국성전
한국성전 베트남 공장 내 조립라인. PBA는 사람 손을 타는 공정이 많다. /사진=한국성전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자 지역간 이동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으로 빠진 직원을 신규 대체하는 것도 쉽지 않다.

PBA는 볼륨버튼⋅전원버튼⋅스피커 등 부품에 PCB를 붙여 모듈화하는 외주 공정이다. 스마트폰 한 대에만 십수개의 PBA가 필요하고, 사람 손을 타는 공정도 많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 5월 초부터 코로나19 재창궐

 

신규 확진자수 기준 20~30명 이내로 잘 관리되어 오던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재창궐한 것은 지난 5월 초부터다. 6월만 해도 신규 확진자수가 200~300명선에 그쳤으나, 지난 10일에는 1862명에 달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백신 접종 상황도 좋지 않다. 현재 베트남에서 한 번이라도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전체 인구의 4%(10일 기준)가 채 안 된다. 베트남 정부는 현지에 진출한 삼성⋅LG 등 대기업으로 하여금 자체 백신을 수급해 접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PBA 같은 소재⋅부품은 대부분 중소⋅중견 협력사들이 공급을 담당한다. 자체 수급 백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A52 및 A72.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A52 및 A72. /사진=삼성전자

이처럼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재확산하면서 3분기 PBA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3분기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통적인 IT 시장 성수기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폴더블 스마트폰(갤럭시Z 폴드3⋅플립3)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초 내놨던 ‘갤럭시S21’ 시리즈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1 FE’도 9~10월쯤 나온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부족 탓에 일부 시장을 제외하고 출시된 중저가 모델 ‘갤럭시A52⋅A72 5G’도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관계자는 “2분기는 그나마 비수기여서 PBA 물량 재분배를 통해 수급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며 “3분기 생산량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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