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방역조치 전제로 야외 운동 등 허용
아직 성간 인력 이동은 강력 제한
"고향 돌아간 인력들 돌아와야 정상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강력 봉쇄에 들어갔던 베트남이 일부 완화 조치를 시행하면서 현지 진출한 협력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간은 물론 지역 내 이동까지 제한된 탓에 일부 협력사들의 경우 가동률이 30~40%선으로 떨어지는 등 생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링크드인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링크드인

베트남, 제한적 봉쇄 완화 조치

 

베트남 현지 언론 비나타임스(Vinatimes)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8일 전염병 예방 조치를 완화하는 문서 ‘3242/UBND-KGVX’에 서명했다. 이 문서는 서비스 시설 및 시민들이 방역 기본수칙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야외 운동, 대형 쇼핑몰 이용, 의류⋅패션 매장 이용을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비록 제한적 완화 조치이긴 하나, 그동안 베트남 정부가 봉쇄에 가까운 방역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데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노이는 지난 26일 두 달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데 이어, 27일에도 한 건의 감염 사례만 확인됐다. 비록 남부 호찌민의 경우 아직 하루 3000~4000명대 확진자가 보고되고 있지만, 월초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 때문에 현지 진출한 협력사들은 향후 인력 수급 등을 통해 가동률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남부 호찌민에서 TV와 가전을, 북부 박닌성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관련 협력사들도 남부와 북부로 나뉘어 진출했다. 

현재 상황이 가장 심각한 건 남부에 진출한 TV 협력사들이다. 삼성전자는 TV 생산라인이 베트남 외에도 유럽과 남미로 다각화 되어 있지만, 협력사들은 그렇지 못하다.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협력사 임원은 “원래 800명이 근무하던 공장인데 이동 제한이 걸리면서 300명만 근무하고 있다”며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풀로 공장을 돌려도 생산 목표의 50% 밖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공장들이 7~8월은 공장을 거의 돌리지 못해 축적해 놓은 재고도 바닥난 상태다. 

또 다른 TV 부품 협력사 관계자는 “현재 호찌민시는 지역 내 이동은 가능하지만 지역간 이동은 여전히 막혀 있다”며 “하루 빨리 이동 제한 조치가 완화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 호찌민 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베트남 호찌민 공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삼성전자

남부에 비하면 북부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앞서 스마트폰 협력사들이 코로나19 확산 탓에 난리를 치른 터라 아직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지는 못했다. 

특히 대규모 인력수급이 필요한 PBA(Printed Board Assembly) 업계에 피해가 컸다. PBA는 스마트폰 내 각종 부품에 PCB(인쇄회로기판)를 붙여 모듈화하는 공정을 뜻한다. 

한때 10여개에 달했던 삼성전자 PBA 협력사는 현재 한국성전⋅두성테크⋅드림텍⋅에스아이플렉스⋅시노펙스 정도로 정리됐다. 특히 한국성전이 PBA 물량의 40%를 담당하는데, 지난 6~7월 공장의 상당 부분을 가동 정지할 정도로 코로나19 피해가 컸다. 한국성전 외에 에스아이플렉스도 코로나19에 따른 피해를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PBA 물량을 급히 다른 협력사들로 배분해 수급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협력사 대표는 “공장 가동 정지 탓에 고향으로 내려갔던 직원들이 돌아오기 위해서는 성간 이동 제한이 풀려야 한다”며 “최근 완화된 방역 조치가 발표되고 있는 만큼, 성간 이동도 점차 허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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