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급나누기'
유기재료 공급사들 희비교차
삼성디스플레이가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용 유기재료 세트를 일반모델과 프로모델에 따라 이원화한다. 일반 패널에는 기존 재료를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원가 절감을 도모하는 한편, 프로 모델은 가장 최신 유기재료 세트를 적용해 개선된 디스플레이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기존 재료와 신규 재료를 공급하는 협력사가 일부 다르다는 점에서 유기재료 업체들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일반 모델은 M12, 프로 모델은 M14 적용
올 가을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일반 모델용으로는 M12, 프로 모델용으로는 M14를 적용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와 BOE가 각각 프로 모델과 일반 모델에 한정해 생산 승인을 추진중인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도 4개 모델 전체(일반⋅플러스⋅프로⋅프로맥스)를 공급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반⋅플러스용 패널에 적용하는 M12는 지난 2022년 확립된 유기재료 세트다. 올해 아이폰16에까지 적용되면 내리 3년째 아이폰용 재료로 공급되는 것이다. 통상 유기재료 세트는 개발된 첫 해가 가장 비싸고 이후 분기별로 단가 인하가 이뤄진다. 대략 분기당 2~3%씩 가격이 내려가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최초 대비 80%선까지 가격이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아이폰16 시리즈는 디스플레이 관점에서 보면 ‘마이너 업그레이드'라고 할 만큼 큰 변화가 없다. 프로 시리즈에서 베젤(테두리) 두께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BRS(Border Reduction Structure) 기술이 적용되는데, 이는 물리적 형태에 관한 것으로 유기재료 세트와는 관계가 없다. 더욱이 이는 프로 모델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일반 모델은 종전 M12를 다시 써도 무방하다.
이에 비해 M14는 아이폰16 프로 시리즈에 처음 적용되는 유기재료 세트다. 이전 세대 대비 소자 수명과 효율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되나 신규 재료인 만큼 단가가 비싸다. 한 유기재료 산업 전문가는 “작년에는 일반⋅프로 모델 구분 없이 M12 재료가 사용된 반면, 올해는 ‘급나누기'가 적용된다”며 “일반 모델에 기존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생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실망, 솔루스첨단소재는 안도
이처럼 모델별로 유기재료 세트가 달리 적용되면 각 재료를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M12⋅M14용 재료 공급사 중 가장 차이가 나는 건 A-ETL(HBL, 정공방어층)이다. 원래 M12에서 솔루스첨단소재가 A-ETL을 공급했었는데 M14로 오면서는 LG화학으로 공급사가 바뀌었다.
만약 작년처럼 아이폰16용 패널 4종에 M14가 전면 적용됐다면 LG화학 A-ETL로 도배가 되었겠지만, 일단은 절반인 프로 모델에만 LG화학 재료가 쓰이게 됐다. 반대로 솔루스첨단소재는 아이폰16 시리즈 향 A-ETL 매출이 ‘제로(0)’가 될 위기에 처했다가 구사일생 살아날 수 있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16 일반 모델용으로는 M12를 쓰기로 함으로써 여전히 절반은 발을 걸치게 된 셈이다.
지난해 솔루스첨단소재 매출 4294억원 중 OLED 재료를 공급하는 첨단소재 사업부문은 1112억원을 차지했다. 첨단소재 사업부문 매출에서 A-ETL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임을 감안하면 올해 3~4분기 매출부터 타격이 불가피하다.
더 중요한 건 내년이다. 내년은 ‘아이폰17’용 유기재료로 M14가 전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방안이 현실화되면 솔루스첨단소재의 삼성디스플레이 향 A-ETL 매출은 일부 레거시 모델만 명맥이 남게 된다.
A-ETL을 제외하면 M14에서 청색 프라임 재료 공급사가 일본 이데미츠코산에서 일본 호도가야로 교체됐다. CPL(캐핑레이어) 공급사는 M12에서 호도가야가 공급했으나, M14는 동진쎄미켐이 공급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