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JS, 9월 초 셧다운
40%였던 진세미측 지분 대부분 희석

CHJS(청두가오전, 成都高真科技) 설립 파트너였던 청두시⋅진세미 간의 합작 관계가 사실상 청산됐다. 대신 CHJS가 새 주인을 찾을때까지 진세미측이 기존 파일럿 라인을 유지보수하는 정도의 위탁 업무를 맡을 전망이다. 

CHJS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D램 기술을 유출하는 한편, 국내 엔지니어들을 다수 영입해 중국서 양산을 시도했으나 좌초된 바 있다. 

반도체 웨이퍼. /사진=호리바
반도체 웨이퍼. /사진=호리바

CHJS, 9월 초 셧다운

 

CHJS는 지난 6월 최진석 대표가 우리나라 검찰에 구속된 뒤 회사 운영이 정지된 상태로 표류했다. 이미 지난 9월 6일자로 청두시 파일럿 라인의 가동을 완전 정지했으며, 30일자로 진세미가 CHJS와 맺었던 D램 사업 컨설팅 계약도 종료됐다. 

이달 11일에는 CHJS 내 진세미 소속 직원들에게 급여 지급 중단을 통보, 대부분의 한국인 직원을 해고했다. 한 CHJS 관계자는 “한국인 직원 중 개발⋅생산 담당 직원들은 퇴사가 확정됐고, 유지보수 담당 직원만 소수가 남아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CHJS는 현재 중국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법인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쯔광)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KIPOST 2023년 8월 23일자 <삼성 기술 훔쳐간 CHJS, '中 반도체 굴기' 칭화유니가 인수하나> 참조). 이에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될 때까지 기존 설비들을 유지보수할 최소한의 인력들만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구속된 최 대표를 대신해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왔던 한모 부사장이 회사가 M&A를 마칠때까지 유지보수를 위탁 업무를 담당할 전망이다. CHJS에 대한 청두시⋅진세미의 관계가 합작 파트너에서 고객사와 유지보수 담당 협력사로 재정립된 셈이다. 

당초 진세미측은 지난달 종료된 D램 사업 컨설팅을 연장할 것을 청두시측에 요청했으나, 이는 청두시측에서 거절했다. 이에 진세미 설립 주축이자 공정개발실장을 맡았던 정모씨(SK하이닉스 출신)도 CHJS를 퇴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CHJS 전경.
CHJS 전경.

한편 진세미가 보유했던 CHJS 지분 40%는 현재 대부분 희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최진석 대표가 구속된 이후 청두시는 CHJS에 대한 채무분리 작업을 진행했다. 그동안 파일럿 라인을 구축⋅운영하는 과정에서 쓴 건설비와 설비 구매비는 차입을 통해 조달했는데, 이에 대한 보증은 청두시가 섰다. 

회사가 추가 조금조달에 실패하고, 빚을 갚지 못하면서 청두시가 채무를 책임지는 대신 자산 소유권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CHJS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국영기업이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진행한 프로젝트가 좌초됐을 때, 민간기업측을 축출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칭화유니그룹의 합작 파트너였던 자오웨이궈 지앤쿤그룹 회장도 동일한 방식으로 쫒겨났다. 

하루빨리 CHJS를 또 다른 민간기업에 넘겨야 하는 청두시로서는 기타 주주의 영향력을 최대한 줄여 놓는 게 유리하다.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CHJS를 설립한 진세미는 3년만에 기술과 자본 모두를 중국에 넘겨 주고 떠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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