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oS, AI 반도체 공급망의 병목
ASE도 oS 방식으로 생산능력 가세

미국 반도체 OSAT(외주패키지테스트) 앰코테크놀로지가 CoWoS(칩온웨이퍼온서브스트레이트)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CoWoS는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2.5D 방식으로 엮을 수 있는 기술로, 최근 AI(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다(KIPOST 2023년 6월 6일자 <AI 반도체, TSMC CoWoS 공정이 병목> 참조). 

앰코는 TSMC 자체 생산능력을 제외하고 CoWoS 패키지를 지원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다. 

엔비디아 A100.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A100. /사진=엔비디아

 

앰코, 내년 상반기 월 5000장 수준으로 확대

 

앰코는 인천 송도 공장을 중심으로 CoWoS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생산능력은 300㎜ 웨이퍼 기준 월 4000장 정도로 추정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5000장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1년 앰코는 베트남 박닌성에 신규 패키지 공장을 설립키로 한 바 있다. 베트남 공장 완공은 오는 9월이다. 

송도 공장에서 가동하던 미드-로엔드 공정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한편, 비워진 송도 공장에는 CoWoS용 설비를 새로 들이고 있다. 향후 송도 공장은 CoWoS를 비롯한 어드밴스드패키지 전용 공장으로 활용하고, 원가 경쟁력이 중요한 품목은 베트남으로 이원화 할 전망이다. 앰코 관계자는 “현재 송도 공장에서 CoWoS가 차지하는 비중은 면적 기준으로 20% 정도”라며 “CoWoS 생산능력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CoWoS를 포함한 2.5D 패키지 개요도.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GPU와 HBM이 병렬로 올라간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CoWoS를 포함한 2.5D 패키지 개요도.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GPU와 HBM이 병렬로 올라간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앰코가 CoWoS 생산능력에 적극 투자하면서 그동안 TSMC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AI 반도체 후공정에도 숨통이 트일 지 주목된다. 앰코 외에 대만 ASE 역시 oS 공정만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CoWoS 생산능력에 가세했다. ASE는 TSMC가 CoW까지 끝낸 반제품을 받아다가 난이도가 낮은 oS만 처리한다. ASE의 oS 캐파는 월 2000장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ASE 역시 oS 생산능력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ASE는 대만 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협력이 가능하다. CoWoS에서 CoW는 그동안 OSAT들이 운용해보지 않은 팹 공정 설비들이 사용되는 탓에 섣불리 투자하기가 어렵다. TSMC가 CoW를 맡아주고, OSAT가 oS를 담당하는 방식이라면 단기에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중국, 내년까지 6.5조원어치 A800 선구매

 

앰코⋅ASE가 이처럼 CoWoS에 집중 투자하는 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AI 반도체에 대한 가수요를 촉발하면서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바이두⋅바이트댄스⋅텐센트 등이 올해 엔비디아에 주문한 A800만 10만개, 금액으로 1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또 내년에도 40억달러어치를 선주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엔비디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A800은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 공급할 목적으로 개발한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다. 엔비디아의 기존 AI 반도체인 A100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떨어뜨려, 미국 정부의 중국 제재를 통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미애널리시스가 기업별 CoWoS 할당량을 추정한 자료. 세미애널리시스는 이 표가 Unit 기반이며 점유율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세미애널리시스가 기업별 CoWoS 할당량을 추정한 자료. 세미애널리시스는 이 표가 Unit 기반이며 점유율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자료=세미애널리시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제재 수준을 지속해서 높이자,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A800 사재기에 나섰다. 현재는 A800까지는 구매할 수 있으나 제재 수준이 높아지면 이마저도 구하는게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미리 주문을 내는 것이다. 

바이트댄스만 해도 이미 사내에 1만개의 엔비디아 GPU를 재고로 축적하고 있으며, 내년에 7억달러를 들여 7만개의 A800을 인도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중국 기업들이 아니더라도 아마존웹서비스⋅마이크로소프트 등도 AI 반도체 주문을 늘리고 있어서 중국발 가수요가 잦아들어도 한동안 공급이 타이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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