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쎄미켐 독점서 삼성SDI로 공급사 확대
시너, 웨이퍼 세정 및 감광액 사용량 절감에 사용

삼성전자가 KrF(불화크립톤) 노광공정에 사용하는 시너 공급사를 기존 동진쎄미켐에서 삼성SDI로 이원화한다. KrF는 현재 최선단 공정에 사용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의 3개 세대 이전 기술이지만 낸드플래시 공정이 2D에서 3D로 전환되면서 적용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KrF용 시너는 그동안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에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사진=동진쎄미켐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KrF용 시너는 그동안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에 독점적으로 공급해왔다. /사진=동진쎄미켐

 

삼성전자, 삼성SDI에서 KrF용 시너 공급받는다

 

삼성전자는 최근들어 KrF 노광에 사용하는 시너를 동진쎄미켐과 더불어 삼성SDI로부터 공급받기 위해 최종 조율을 추진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KrF에서 EUV에 이르는 모든 노광 공정용 시너를 삼성전자에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다만 ArF(불화아르곤)용 시너는 동우화인켐(일본 스미토모 자회사)으로 일부 이원화됐으며, KrF용 시너는 이번에 삼성SDI로 이원화가 추진되는 것이다. 

반도체 노광에서 시너를 사용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웨이퍼 테두리나 뒷면에 묻어 있는 포토레지스트(감광액)를 제거하거나 ▲트랙 장비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코팅할 때, 웨이퍼 표면의 친수성을 높이기 위해 시너를 쓴다. 

웨이퍼 친수성이 높아지면 적은 양의 포토레지스트만으로 웨이퍼 면적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 전자를 EBR(Edge Bead Removing)이라고 하며, 후자를 RRC(Reducing Resist Consumption)라고 부른다. 

특히 KrF에서 중요한 건 RRC다. KrF용 포토레지스트는 ArF나 EUV용 제품 대비 점성이 높다. RRC 처리를 하지 않으면 필요보다 지나치게 많은 6~7㏄의 포토레지스트가 코팅된다. RRC를 거친 후에는 그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포토레지스트는 1갤런 단위로 공급되는데, RRC 처리를 함으로써 노광에 사용하는 포토레지스트를 두 배 오래 쓸 수 있다. KrF는 낸드플래시 생산에 가장 많이 투입되고, 낸드플래시는 단가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RRC와 같은 원가 절감 기술이 부각된다. 

물론 EUV용 포토레지스트가 1갤런 당 1000만원을 넘나드는데 비해 KrF용은 10만원 이내로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EUV 대비 KrF 노광이 동원되는 레이어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1㏄ 이내로 코팅하는 EUV와 달리, KrF는 RRC 후에도 3~4㏄씩 코팅돼 공정당 재료 소모량이 크다.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2라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동진쎄미켐에서 공급받던 KrF용 시너를 삼성SDI에 이원화하는 건, 동진쎄미켐이 시너의 해외 판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의견 충돌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은 그동안 공동 R&D를 통해 노광공정용 시너를 개발했다. 동진쎄미켐의 시너 관련 특허 중에는 삼성전자에 바인딩(귀속)된 기술들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동진쎄미켐이 이를 중국⋅대만 내 파운드리 회사로 공급을 타진했고, 이 사실이 삼성전자에 알려지면서 갈등이 분출됐다는 설명이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 내에서 오랜 기간 시너를 독점적으로 공급해왔지만 관련 기술은 두 회사가 함께 개발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동진쎄미켐이 시너를 외판하는 것에 대해 삼성전자가 강하게 문제제기했으며, 후속조치로 삼성SDI로의 이원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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