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모드 구현보다 주름 줄이는 게 중요”
삼성전자, 오포 '파인드N2' 면밀히 역설계
내년 모델은 물방울 힌지 및 프리스톱 모두 적용

삼성전자가 올 여름 새로 출시할 ‘갤럭시Z’ 시리즈에 물방울 힌지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프리스톱’ 기능은 빠질 전망이다. 프리스톱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 만큼만 접거나 펼 수 있는 기능으로, 갤럭시Z 시리즈가 경쟁사 폴더블 스마트폰과 차별화되는 포인트 중 하나였다. 

다만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되는 모델부터는 물방울 힌지와 더불어 프리스톱 기능까지 구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오포 '파인드N'을 엑스레이 촬영한 모습. 화면 접히는 부분이 물방울 형태로 곡률반경을 넓힌다. /사진=오포
오포 '파인드N'을 엑스레이 촬영한 모습. 화면 접히는 부분이 물방울 형태로 곡률반경을 넓힌다. /사진=오포

 

물방울 힌지, 프리스톱은 미지원

 

삼성전자가 폴더블 1세대 모델부터 지난해 ‘갤럭시Z 폴드4’ 및 ‘플립4’에까지 적용한 힌지는 ‘U자’형이다. 스마트폰을 접었을때 패널의 형태가 종이 접히듯 반듯하게 굽혀진다. 올해 신규 출시되는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U자형 대신 물방울 형태의 힌지가 적용된다. 물방울 힌지는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패널의 접히는 부분에 원통형 공간을 만들어 곡률반경을 키운다. 

덕분에 폴더블 패널과 UTG(초박막유리) 등에 가해지는 인장력과 압축력을 줄일 수 있다. 인장력⋅압축력은 패널이 접히는 곡률반경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한가운데 생기는 주름을 완화하고, 패널 내구성을 더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물방울 힌지를 처음 적용하면서 갤럭시Z 시리즈의 차별점인 프리스톱과 플렉스 모드는 구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플렉스 모드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일부만 접혔을 때, 화면의 절반만 활용할 수 있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다. 

플렉스 모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힌지에 프리스톱 기능이 구현되어야 한다. /사진=삼성전자
플렉스 모드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힌지에 프리스톱 기능이 구현되어야 한다. /사진=삼성전자

플렉스 모드를 활용하면 거치대를 갖고 다니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손쉽게 세워 놓을 수 있다. 셀피(Selfie)를 찍거나 동영상을 시청할 때 특히 편리하다. 

삼성전자가 물방울 힌지 첫 적용과 함께 프리스톱 기능을 제거하는 건 힌지 디자인의 복잡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방울 힌지는 기기가 접히는 각도에 따라 기기 내부에 원통형 공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는 점에서 내부 구조와 동작 매커니즘이 복잡하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에 앞서 물방울 힌지 디자인을 구현했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우, 프리스톱은 물론 방수조차 구현하지 않는다. 일부 프리스톱을 지원하는 기종이 있기는 하지만 세워 놓은 상태에서 스스로 펼쳐지는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U자형 힌지가 적용된 갤럭시Z 폴드4는 1.5m 깊이에서 30분간 견딜 수 있는 IPX8 등급의 방수를 지원한다. 프리스톱 기능은 오히려 힘을 줘서 다시 펴는 게 번거롭다고 느낄 정도로 완벽하다.

현재 '갤럭시Z 폴드'에 적용된 U자형 힌지는 구조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사진=삼성전자
현재 '갤럭시Z 폴드'에 적용된 U자형 힌지는 구조가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사진=삼성전자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일단 물방울 힌지 1세대 모델은 프리스톱 기능을 빼고 구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대신 2세대 제품(내년 출시)부터는 물방울 힌지에 프리스톱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KH바텍과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렉스 모드보다 주름 줄이는 게 중요”

 

삼성전자가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인 프리스톱 기능을 포기하는 건 플렉스 모드를 통해 사용성을 높이는 것 보다 주름을 줄여 심미적으로 보강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플렉스 모드의 경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 동안 제한적으로 쓰지만 패널 주름은 내부 화면을 쓰는 내내 지속적으로 눈에 띈다. 

물론 물방울 힌지를 적용한다고 해서 화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이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대신 굴곡의 높낮이가 낮아짐으로써 눈에 덜 띄며, 특히 화면을 켰을 때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오포의 ‘파인드N 2’를 역설계했는데, 힌지와 디스플레이 주름 부분을 면밀히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방울 힌지를 적용한 오포 '파인드N2'. /사진=오포
물방울 힌지를 적용한 오포 '파인드N2'. /사진=오포

한 스마트폰 산업 전문가는 “그동안 폴더블 분야에서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했던 삼성전자가 가장 신경쓰는 상대가 오포”라며 “그만큼 파인드N2와 물방울 힌지의 완성도가 높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Z 폴드4나 오포의 파인드N2 모두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했으며, 커버윈도도 도우인시스의 UTG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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