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계측장비 독보적 기술 보유
다크필드 장비만 넥스틴이 국산화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사진=SK하이닉스
중국 우시에 있는 SK하이닉스 D램 팹. /사진=SK하이닉스

세계 최대 반도체 계측장비 업체 KLA가 SK하이닉스를 포함, 중국에 팹이 위치한 회사에 장비 공급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미국 상무부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따른 민간 차원의 첫 실질적 조치다. 

11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KLA가 중국에 팹을 둔 고객사에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중국에 있는 회사 직원이 KLA 법무팀으로부터 "중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11시 59분부터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기술 및 고급 로직 칩 등을 첨단 반도체 제조사에 납품하는 것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인텔은 물론 SK하이닉스가 소유한 중국 공장에도 장비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LA는 미국 어플라이트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와 함께 글로벌 5대 반도체 장비 회사로 꼽힌다. 특히 계측장비 분야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상의 패턴 결함을 검사하는 장비는 반사광을 이용하느냐, 산란광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브라이트필드’와 ‘다크필드’로 나뉜다. KLA는 브라이트필드 시장은 독점, 다크필드는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다크필드 역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다 3~4년 전부터 국내 업체인 넥스틴이 국산화했다. 

SK하이닉스는 다크필드 장비는 당장 넥스틴을 통해 대체할 수 있지만, 브라이트필드는 어떻게든 KLA 장비를 들여올 수 밖에 없다.

KLA가 장비 공급중단 대상에 SK하이닉스까지 포함시켰다는 건 중국 기업이 아니라도 생산 시설이 중국 기업의 소유면 수출을 금지하는 '거부 추정 원칙'을 준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KLA 장비를 계속 쓰기 위해 미 상무부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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