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PS보다 옥사이드 TFT
플렉서블 대신 리지드 OLED
6세대 대비 레이저 용도 제한적

지난 2017년 6세대(1500㎜ X 1850㎜)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국면에서 가장 크게 수혜를 본 장비 분야는 레이저다. TFT(박막트랜지스터) 공정부터 플렉서블 기판 구현에 반드시 필요한 LLO(레이저리프트오프) 공정까지 레이저 기술이 폭 넓게 적용된 덕분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기 투자로 검토하고 있는 8.5세대(2200㎜ X 2500㎜) OLED 투자 사이클에서는 당시와 같은 대규모 레이저 발주가 나올 가능성이 현재로는 높지 않다.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에이수스 '젠북'. /사진=삼성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에이수스 '젠북'. /사진=삼성디스플레이

LTPS 대신 옥사이드 TFT

 

현재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는 다양한 기술들을 IT용 8.5세대 OLED 투자 기술로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양산 검증을 거쳐 흥하거나 도태되는 기술들이 판가름나게 된다. 아직 검토 초기 단계이나 완제품 관점에서 몇 가지 윤곽이 드러난 기술도 있다. 

우선 디스플레이 구동부에 속하는 TFT는 6세대 투자에 적용됐던 LTPS(저온폴리실리콘) 보다는 옥사이드 기술이 택해질 가능성이 높다. 

TFT는 디스플레이의 전자이동도를 가늠한다. 전자이동도가 높을수록 좁은 화면에서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데 유리하다. TFT 내 개별 트랜지스터를 소형화해 개구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TPS의 전자이동도는 100㎝²/VS로, 10㎝²/VS인 옥사이드 TFT의 10배다. 6세대 OLED 투자가 대부분 고화질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타깃했다는 점에서 당시는 LTPS 타입의 투자가 반드시 필요했다.

덕분에 LTPS 제조에 동원되는 ELA(엑시머레이저어닐링) 장비와 레이저 소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 LTPS용 레이저는 미국 코히어런트가 독점한 품목이라 2017~2018년 사이 공급부족에 시달리기도 했다. 레이저 소스를 받아 ELA 장비로 만드는 작업은 삼성디스플레이⋅BOE 향(向)은 AP시스템이, LG디스플레이 향은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PRI)이 각각 담당했다.

TFT 기술별 특징. /자료=LG디스플레이
TFT 기술별 특징. /자료=LG디스플레이

그러나 8.5세대로 넘어가면서는 LTPS 대신 옥사이드 TFT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LTPS의 빠른 전자이동도는 분명한 장점이지만, 높은 투자비용과 낮은 균질성은 단점이다. 반대로 옥사이드는 투자비는 낮고, 균질성은 높다. 노트북⋅태블릿PC 등 IT용 패널의 경우,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스마트폰보다 크다. 픽셀이 빽빽한 고화질 화면이라도 개구율을 확보하기가 용이하다. 

한 레이저 소스업체 영업담당자는 “8.5세대 OLED는 일단 LTPS 없이 옥사이드 기술을 적용해 투자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6세대 투자 국면에서의 대규모 ELA 레이저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판 타입은 스마트폰의 플렉서블 기술보다 리지드 타입이 채택되는 수순이다. 이형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해 처음부터 플렉서블 타입으로 투자됐던 6세대와 달리 IT용 OLED는 리지드 기판이 사용될 전망이다. 플렉서블 기판을 리지드로 바꾸는 것 만으로 다양한 공정을 생략할 수 있다.

트럼프의 레이저 커팅 머신. /사진=TRUMPF
트럼프의 레이저 커팅 머신. /사진=TRUMPF

그 중 하나가 LLO다. LLO는 플렉서블 기판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공정이다. 공정이 끝난 플렉서블 OLED는 캐리어 글래스 위에 얹혀 있는데, 이를 분리해 내는 작업이 LLO다. LLO 역시 레이저 기술이 동원된다. AP시스템⋅이오테크닉스⋅필옵틱스 등이 LLO 장비를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에 양산 공급했다.

 

봉지는 TFE, 글래스 프릿 공정 사라져

 

통상 리지드 OLED 봉지에 사용되던 ‘글래스 프릿(Glass Frit)’ 장비 발주도 이번에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기판은 리지드를 택하면서도 봉지는 TFE(박막봉지) 기술을 검토하기 때문이다. 글래스 프릿은 OLED용 상판유리와 하판유리를 붙여 놓고, 레이저 용접으로 합착하는 기술이다. 반면 TFE는 현재 6세대 OLED 생산에 사용되는, 유기물과 무기물을 번갈아 쌓아 OLED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완제품별 OLED 투자 비중 전망. /자료=DSCC
완제품별 OLED 투자 비중 전망. /자료=DSCC

글래스 프릿이 봉지 성능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무겁고, TFE는 봉지 성능은 열세지만 가볍다. IT용 디스플레이도 무게 절감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TFE를 택한 셈이다. 한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현재로서는 레이저 컷팅 정도를 제외하고는 기존 6세대에서 사용하던 레이저 장비 대부분이 8.5세대에서는 선택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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