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금속 재질 등 소재 다변화에 맞춘 접착 기술 필요
카메라 모듈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 조정시 핵심 역할 전망

접착제. /사진=헨켈
접착제. /사진=헨켈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차량용 접착제 기술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주로 적용되던 금속 소재가 비금속 소재로 대체되고, 라이다(LiDAR) 등 차량에 적용되는 카메라 종류가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용 접착제에 요구되는 특성도 바뀌기 때문이다.   

이동하 헨켈코리아 이사는 4일 화학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제8회 고기능 점·접착 기술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헨켈은 전 세계 접착제 1위 업체다. 이 이사는 "자동차 업계는 보수적인 편이기 때문에 시장 선점 여부가 향후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에 자동차 업체들에 누가 먼저 승인을 받느냐를 두고 여러 업체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접착제 또한 큰 틀에서 자동차의 전기·전자화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용 접착제는 현재 자동차 섀시·디스플레이·구동 부품 등 다양한 소재를 접합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 시대로 진입할 경우 우선 접착제가 적용되는 소재의 물성이 금속에서 비금속으로 변화하게 된다. 동일한 배터리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하려면 자체 경량화가 필수라는 점에서 금속 소재 사용은 최대한 지양될 수 밖에 없다.

알루미늄 등을 주로 접착하던 것에서 폴리에스터(PBT), 폴리페닐렌 설파이드(PPS) 등 난(難)접착 재질을 포함한 다양한 소재 접착 기술력이 필요해진다. 헨켈 측은 특히 "접착력과 탄력성(Flexibility)을 함께 유지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량의 또다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카메라 수가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위해서는 다량의 센서가 필요하다. 중·장거리 물체 인식을 위한 라이다, 근거리를 초음파로 센싱하는 레이더 외에도 각종 시각적 정보를 수집하는 카메라들이 차량에 접목될 예정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카메라 모듈용 접착제 기술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특히 헨켈은 이미지 센서와 렌즈 사이 초점을 정확히 맞추는 작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 이사는 "ADAS용 카메라에서는 특히 액티브 얼라인(Active Align)이 중요하다"며 "이미지 센서와 렌즈를 일괄 조립하면 일부는 초점이 맞고 일부는 틀어지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액티브 얼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양옵틱스의 카메라 렌즈 모듈./삼양옵틱스
카메라 렌즈 모듈. /사진=삼양옵틱스

카메라 모듈은 기계로 일괄 조립한 이후 전용 장비를 통해 초점을 재조정한다. 여러 기기를 통해 방향을 돌리거나 거리를 조절하는 식의 추가 작업이 이루어진다. 접착제는 경화가 되기 전 이미 모듈에 부착되어 되어있다가 초점이 정확히 맞춰진 이후 자외선을 통해 완전히 경화된다. 문제는 여기에 적용되는 접착제 재질이 에폭시인 탓에 열 경화시 수축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접착제 수축률을 낮추고 전이 온도(Tg)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자율주행차에서는 열 관리 이슈도 중요하다. 단편적 신호가 아닌 3차원 시각 데이터와 같은 대용량의 정보를 처리하다 보면 ECU(전자제어유닛) 등에 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헨켈에 따르면 자율주행차의 열 관리는 현재 많은 업체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이 이사는 "현재 열 관리 분야는 시장이 다소 과열되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핫(Hot)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 가운데 마지막 조립 과정에서 이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실링(sealing)하는 가스켓(Gasket)에도 향후 접착제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에는 전통적인 고무 가스켓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향후 접착제를 적용한 가스켓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헨켈 측 예상이다. 

전기차용 부품에는 기존 기계 부품에서 요구되지 않았던 특성이 요구된다. 금속 실링의 경우 재질 자체가 단단하기 때문에 조립 과정에서 추가적인 실링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전기·전자 부품은 조립 공정에서 인스턴트 실링(instant sealing)이 상대적으로 많이 이루어진다. 이 이사는 "전기차의 배터리 등은 억지로 뜯어내면 그 자체로 사용이 불가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리가 용이하도록 부품을 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