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와 경쟁 피해 75인치 이상 세그먼트에 주력할 듯
OLED도 대면적 및 8K 경쟁력 높여야

LG전자가 기존 LCD TV의 명암비를 중점적으로 개선한 미니 LED TV(모델명 QNED) 출시 가격을 공개했다. 미니 LED가 TV 최고급 라인업으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와 달리, LG전자는 OLED TV 보다는 낮은 등급으로 포지셔닝 했다. 

판매량도 OLED TV와의 시장 경쟁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가 출시한 미니 LED TV. /사진=LG전자
LG전자가 출시한 미니 LED TV. /사진=LG전자

4K 75인치 기준 2999달러...OLED 80%선

 

LG전자는 최근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미니 LED TV 출시가를 공개했다. 해상도 4K, 75인치 모델을 기준으로 출고가는 2999달러다. 같은 해상도의 77인치 OLED TV(C1 모델 기준) 출고가가 3799달러임을 감안하면 OLED TV 대비 80%선에 판매되는 셈이다. 

해상도가 높은 8K 75인치 미니 LED TV는 4999달러로 출고가가 정해졌다. 같은 해상도의 77인치 OLED TV 가격은 1만9999달러에 달한다. 8K로 가면 OLED TV가 미니 LED TV  대비 4배로 비싸진다.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200만대의 미니 LED TV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달리, LG전자는 미니 LED TV 판매에 소극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올해 LG전자의 미니 LED TV 판매량은 30만대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6분의 1 수준이다. 판매 개시 시기도 당초 3월로 예고됐으나, 6월까지 일정이 밀렸다.

LG전자 미니 LED TV 가격. /자료=LG전자 미국 홈페이지
LG전자 미니 LED TV 가격. /자료=LG전자 미국 홈페이지

이는 OLED TV를 최고급 라인업으로 포진시킨 상황에서 미니 LED TV 판매에 주력할 경우, 일부 OLED TV 판매량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물론, OLED 패널을 판매하는 LG디스플레이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

LG전자가 75인치 제품 판매부터 시작하는 것도 OLED TV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현재 OLED TV는 65⋅55인치 모델이 주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OLED TV 시장에서 65인치 제품 매출은 41.5%로, 41.4%를 차지한 55인치를 처음으로 따돌렸다. 두 사이즈를 합친 제품의 매출 비중이 83%에 달한다. 

미니 LED TV의 경우, 현재까지 75인치 및 86인치 제품 가격만 공개된 것으로 봐서 75인치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55인치는 홈페이지 상에 제품 등록조차 되지 않았다. 라인업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전체로 보면 75인치 이상은 미니 LED TV, 65⋅55인치는 OLED TV로 시장 구획을 나눈셈이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 임원은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라인업 구색을 맞추기 위해 미니 LED TV를 소량만 판매할 것”이라며 “최고급 라인업에서 OLED TV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전략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OLED TV, 대면적화 및 8K 해상도는 숙제

 

다만 LCD TV가 최대 단점이던 명암비를 미니 LED를 통해 해결함으로써 OLED 진영도 대면적화 및 8K 해상도에 대한 숙제를 더 이상 미루지 못하게 됐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패널은 8.5세대(2200㎜ X 2500㎜) 공정에서 배면발광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8.5세대라는 점에서 75인치 이상 대면적 패널 생산성이 LCD 대비 열세고, 배면발광이라는 측면에서 8K 해상도 구현에 불리하다. 

배면발광은 화소의 빛이 TFT(박막트랜지스터) 전극을 통과해 발산하는 방식이다. 가뜩이나 비좁은 화소 영역에서 전극이 차지하는 면적을 할당해야 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화면을 구현하기 어렵다. 

왼쪽이 LG디스플레이가 적용하고 있는 배면발광 방식의 OLED다. 양산성은 높으나 개구율(화소가 차지하는 면적)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자료=KIPOST
왼쪽이 LG디스플레이가 적용하고 있는 배면발광 방식의 OLED다. 양산성은 높으나 개구율(화소가 차지하는 면적) 측면에서는 불리하다. /자료=KIPOST

그나마 77인치 이상 초대형 화면은 개별 화소 크기도 커지기 때문에 8K 구현이 가능하지만, 65인치 이하는 8K로 만들기에는 화소 크기가 너무 작다. OLED TV에 65인치 8K 제품이 없는 이유다. OLED TV 시장 주류가 65인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8K 구현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화소의 빛이 TFT를 등지고 앞으로 발산하는 전면발광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이는 공정 자체를 바꿔야 하고, 투명 음극(Cathode)를 개발해야 하는 등 난제가 많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OLED TV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 P10 투자시 10.5세대(2940㎜ X 3370㎜) 전면발광 방식 투자를 추진했었으나, 현재 P10 투자는 보류 상태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대표는 “올해 LG디스플레이 투자 기조는 기존 8.5세대 TV용 OLED 라인을 잘 운용하면서 파주에 중소형 OLED 라인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P10 10.5세대 라인 투자 일정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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