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LCoS 전문 업체
지난해 세계 최초 4K 풀컬러 홀로그램 키트 개발
차세대 LCoS 사업 분야로 HMD·HUD 등 낙점

판데믹으로 인한 언택트 상황 속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높은 해상도와 명암비를 구현하면서도 소형화되는 애플리케이션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TV에서부터 AR·VR,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LCoS(실리콘 액정표시장치, Liquid Crystal on Silicon)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XR용 기기, 차량의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 등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소니는 LCoS 기술로 프로젝터 시장을 선도했다. 다시 한번 LCoS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주요 플레이어가 될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와 LCD 기술 접목한 LCoS 

주요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비교. /자료=
주요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비교. /자료=한국전자기술연구원

LCoS는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Liquid Crystal Display) 기술을 합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LCD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유리 기판 사이에 컬러필터, 액정, 박막트랜지스터(TFT) 등이 층층이 쌓인 구조다. 가장 후방에 있는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빛을 쏘면 광원이 액정과 컬러필터 등을 통과해 각각의 화소를 구성한다. LCoS의 기본적인 구동 원리는 LCD와 동일하지만 BLU 자리에 반도체 실리콘이 들어간다. 외부광원을 CMOS에서 반사시키면 빛이 액정을 통과해 화면으로 나타난다. 

LCoS 디스플레이 구동 원리
LCoS 디스플레이 구동 원리

LCoS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장점은 ▲고해상도 ▲고휘도 ▲가격 경쟁력에 있다. 반도체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단위당 픽셀 집적도가 높아져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마이크로 LED나 OLED와 같이 자체 발광 구조가 아니라 외부 광원을 사용하기 때문에 광원이 센 LED를 적용할 경우 높은 수준의 휘도를 달성할 수도 있다. 가격적 측면에서 LCoS는 처음 기술이 상용화된 시기 대비 현재 생산 단가가 3분의 1 가량 줄었다. 이미 상용화된 8인치 실리콘 기술에 액정만 적용하면 생산이 가능하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DLP(디지털광학기술, Digital Light Processing) 패널 대비 크기가 3분의 1에서 2분의 1 가량 작은 것도 생산 효율이 높은 주요인이다.  

 

국내 LCoS 전문업체 셀코스, 전세계 최초 4K 풀컬러 홀로그램 키트 개발 

셀코스는 경력 20년 이상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LCoS 전문 업체다. 이 업체는 2017년 관련 부서를 메이로 분사했다. 메이는 국내 LCoS 업체로는 유일하게 300평 규모 자체 생산 팹을 보유하고 있다. 강준규 메이 부사장은 "현재 메이의 LCoS 패널은 초기 양산 단계로 생산된 샘플들이 현재 업체들에 들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메이는 현재 파운드리 사업도 진행 중이다. 타사 패널에 액정을 투입하고 모듈 형태로 가공해 중국 및 대만 디스플레이 업체에 공급한다. 강 부사장은 "현재 생산 능력은 월 웨이퍼 3000장 수준(웨이퍼당 평균 패널 200~300개)"이라면서도 "라인을 완전히 갖추면 생산 능력은 최소 패널 기준 월 50만장에서 100만장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의 4K LCoS 디스플레이 패널. /자료=메이
메이의 4K LCoS 디스플레이 패널. /자료=메이

메이는 지난해 2월 전세계 최초로 4K 구현이 가능한 풀컬러 홀로그램 키트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에 4K 구현이 가능한 홀로그램 키트는 존재했지만 풀컬러를 구현하는 4K 제품은 메이가 처음이다. 장동환 메이 전무는 "풀컬러를 구현하는 것은 결국 웨이퍼 설계 문제"라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또한 "주사율 또한 저희는 RGB 컬러당 각각 120Hz(헤르츠)로 전세계 최초 360Hz를 달성했다"며 "HUD에 적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타 업체들의 4K 패널은 현재까지 180Hz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이 측은 홀로그램 키트 기술이 향후 차량용 HUD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용화된 HUD는 아직까지 속도, 거리, 방향 등 단순한 위치 정보만을 제공한다. 이 업체는 자사 기술력을 통해 AR(Augmented Reality) HUD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전무는 "현재 상용화된 HUD는 해상도 측면에서도 VGA(video graphics array)급으로 해상도가 굉장히 낮다"고 말하며 "메이는 향후 4K HUD 구현으로 3개의 차선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XR, LCoS에 새로운 기회 

메이의 LCoS 패널이 적용된 HMD. /자료=메이
메이의 LCoS 패널이 적용된 HMD. /자료=메이

메이는 LCoS 기술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AR·VR 분야에서 본격 매출을 기대 중이다. XR 기술이 적용되는 HMD에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가 핵심 부품으로 들어간다. 현재 상용화된 XR 기기들에는 LCoS, DLP, 마이크로 LED 등 다양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들이 활용된다. 강 부사장은 "마이크로 LED와 LCoS 모두 현재는 글로벌 업체에 공급할 정도로 수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하며 "메이는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필요시 충분한 수량을 커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XR 산업은 시기적으로 본격 성장기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페이스북이 기존 제품 대비 100달러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오큘러스 퀘스트2' 판매를 시작했다. AR 기기 대중화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소니와 애플 역시 올해와 내년 각각 신형 VR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메이는 XR 시장 개화 시기에 대한 예측을 망설이면서도 실질적 매출을 낼 수 있는 유력 사업 분야로 AR 분야를 꼽았다. 강 부사장은 "파운드리에서 마주치는 여러 업체들의 의견을 종합해봤을 때 이르면 2023년 정도 해당 시장이 열리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마켓츠앤마켓츠는 전세계 AR(Augmented Reality) 시장이
마켓츠앤마켓츠는 전세계 AR(Augmented Reality) 시장이 2024년 727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LCoS는 밝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어 XR 가운데서도 AR 분야에 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마켓츠앤마켓츠 

LCoS 기술 개발을 이제 막 완료하고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메이는 연내 검사장비 분야에서 첫 매출을 기록할 예정이다. 검사 장비 부품으로 사용되는 LCoS 패널은 보다 빠르고 정확한 에러 검사가 가능하다. 또한 이 업체는 해외 글로벌 업체들과 본격적인 협업 추진에 나서는 중이다. 오는 6월 애플 등 글로벌 IT업체 에이전시와 미팅을 진행한다. 백우성 셀코스 대표는 "현재 해외 업체들에게 LCoS 관련 기술 자료를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메이는 LCoS 기술 상용화를 위해 국내 광학 엔진 업체와 기술 협력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백 대표는 "LCoS가 워낙 기술 난이도가 있어 연구 개발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는 중"이라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국내 뿐 아니라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도 LCoS 기술과 산업의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4차 산업 혁명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LCoS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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