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길이 500~600㎜ 파우치용 셀 생산 예정
단폭형 대비 생산효율과 주행거리 측면에서 유리
길게 늘어진 셀 처리 위한 공정 기술이 관건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 배터리 생산기지인 조지아주 공장에서 장폭형(롱셀) 배터리를 생산한다. 장폭형 배터리는 셀 가로 길이가 500~600㎜ 수준으로 길어 셀 당 전기차 주행거리가 길어지고,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가동 예정인 조지아주 공장에 장폭형 장비를 도입한다. 평균 가로 길이가 300~400㎜인 단폭형 셀 대비 길이가 2배 가량 늘어난 장폭형 파우치 셀 전용 장비다.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셀 규격은 제조사 및 완성차 모델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다만 업계는 세로 100㎜, 가로 600㎜ 정도를 장폭형 셀의 평균 크기로 보고 있다. 

장폭형 셀의 가장 큰 이점은 생산 편의성이다. 배터리 제조 공정은 크게 전극-조립-화성 총 3단계로 구분되지만 파우치형·각형·원통형 등 배터리 형태나 장비 등에 따라 10단계 이상의 세부 과정을 거친다. 

장폭형은 단폭형과 비교해 셀 생산 공정을 줄일 수 있다. 한 배터리 장비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30㎜마다 절삭하던 것을 60㎜마다 자를 수 있으니 공정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셀을 여러 번 자르고 가공하는 대신 긴 셀을 생산하면 장비 동선이 절감되고 그 만큼 생산효율이 높아진다. 공정이 줄어드는 만큼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라인.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라인. /사진=SK이노베이션

셀의 가로 길이가 2배 정도 길어지면 전체 셀의 크기도 그만큼 커진다. 이는 전기차 성능에서 핵심 요소로 꼽히는 주행 거리와 출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단폭형과 장폭형 셀 모두 쓰이고 있으나 전기차의 경우 주행 거리가 중요하므로 장폭형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장폭형 셀의 경우 단폭형보다 불량 확률이 높다. 늘어나는 면적 만큼 제조 공정에서 자연스레 손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폭형 셀 제조는 단폭형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요구한다. 장폭형 셀의 높은 에너지 출력을 실제 차량 성능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등을 포함한 공정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ㅏ
현재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역시 2022년 가동 예정인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배터리 공장에서 장폭형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얼티엄셀즈 오하이오 공장은 아직 주요 장비에 대한 PO(구매발주)는 나오지 않은 상태로 이르면 이달 중 PO가 나올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26억달러(약 3조16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 2019년 착공한 1공장은 현재 장비 반입 등을 모두 마치고 샘플 생산을 통한 수율 안정화 작업 단계에 있다. 2공장은 지난해 공사를 시작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두 공장에서 총 21.5GWh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