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NC 2019년 이후 벤더사에서 퇴출
SK JNC,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공급 전망
품목도 다변화

SK머티리얼즈와 일본 JNC 합작사인 SK JNC가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를 재개한다. JNC는 합작사 설립 전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재료를 공급했으나, 2019년 이후 거래가 끊긴 상태다. 

거래 품목도 사용량이 가장 많은 HTL(정공수송층)이어서 단숨에 삼성디스플레이 주요 벤더사 지위를 획득할 지 이목이 쏠린다.

JNC가 청색 도판트 재료를 공급했던 삼성전자 갤럭시S10. 2019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와 JNC 간 거래는 끊긴 상태다. /사진=삼성전자
JNC가 청색 도판트 재료를 공급했던 삼성전자 갤럭시S10. 2019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와 JNC 간 거래는 끊긴 상태다. /사진=삼성전자

SK JNC, 삼성디스플레이에 HTL 공급 논의

 

SK JNC는 올 하반기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용 HTL을 공급하기 위해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SK JNC는 아직 국내에 생산기반이 없어 HTL은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외주업체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TL은 양극(Cathode)으로부터 주입된 정공(Electron Hole)을 발광층으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소재다. 다른 공통층에 비해 두껍게 증착하기 때문에 재료 소비량이 많고, 인접 소재들과의 정합성이 중요해 OLED 생산의 중심이 되는 소재로 꼽힌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덕산네오룩스와 솔루스첨단소재(옛 두산솔루스)로부터 HTL을 공급받아 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HTL은 ‘211’과 ‘3336’ 두 종류다. 211은 덕산⋅솔루스 두 회사가 공동으로, 3336은 덕산네오룩스가 단독으로 공급하는 재료다. 

SK JNC가 새로운 벤더로 진입한다면 3336 보다는 211부터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3336은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지난해 함께 레시피를 개발해 한동안은 ‘솔 벤더(Sole Vender)’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336에 비하면 211은 단가가 절반 정도로 낮고 성능도 떨어지지만, SK JNC의 삼성디스플레이 첫 진입 품목으로서는 의미가 적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 OLED 재료 공급망 현황. /자료=유안타증권
삼성디스플레이 OLED 재료 공급망 현황. /자료=유안타증권

JNC는 SK와의 합작사 설립 전인 지난 2019년 삼성디스플레이에 청색 도판트를 공급한 뒤, 바로 이듬해 벤더에서 탈락했다. JNC의 청색 도판트 재료는 극청색 발현이 특징인 붕소(보론) 화합물 특허를 기반으로 생산해 당시 가장 우수한 재료로 꼽혔다. 그러나 2020년 SFC가 동일한 수준의 청색 도판트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면서 JNC가 공급사 지위를 잃었다. 

SFC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일본 호도가야화학의 합작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이 합작사에 공급권을 넘기면서 JNC는 탈락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SFC⋅JNC는 국내외서 붕소 화합물 관련 특허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 SK JNC가 HTL 공급권 획득한 것은 특허분쟁 종결에 따른은 ‘후처리’ 작업이라는 해석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5년을 전후로 덕산⋅솔루스 외에 일본 이데미츠코산으로부터도 HTL을 공급받은 바 있다. 업계는 당시 이데미츠코산이 HTL 공급권을 따낸 것도 SFC와의 특허 분쟁 직후 보상 차원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데미츠코산 손에 공급권을 쥐어준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임원은 “SK JNC의 HTL 공급 논의는 SFC와의 특허분쟁 종결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과거 이데미츠코산과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OLED 재료 시장 전망. /자료=DSCC
OLED 재료 시장 전망. /자료=DSCC

SK JNC, 설립하자마자 양대 업체 공급

 

연유를 떠나 이제 막 법인이 설립된 SK JNC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거래 재개는 의미가 크다. 당장 양산 공급 이력이 있는 재료가 청색 도판트로 제한적이었으나, 이것만으로는 타깃 시장이 협소하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시장을 합쳐도 2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거래 재개가 힘들것으로 봤던 삼성디스플레이에 가장 시장 규모가 큰 HTL 공급권을 따내면서 단시간에 매출 볼륨을 키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HTL은 덕산네오룩스의 지난해 관련 매출만 1100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시장이 크다.

여기에 기존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의 관계 역시 건실하게 유지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는 현재 청색 도판트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는 청색 발광층이 2개층이고, 패널 면적도 넓어 재료 사용량이 더 많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JNC와의 합작을 통해 OLED 재료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SK머티리얼즈
SK머티리얼즈는 일본 JNC와의 합작을 통해 OLED 재료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SK머티리얼즈

또 다른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 대표는 “유니버설디스플레이⋅노발레드처럼 불가침 특허가 있지 않은 이상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에 소재를 공급하기는 어렵다”며 “단기간에 SK JNC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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