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최종 결정문 발표 "SK, 악의적 의도로 22개 영업비밀 침해" 
ITC 최종 결정문 발표 "SK, 악의적 의도로 22개 영업비밀 침해" 
  • 송정은 기자/연구원
  • 승인 2021.03.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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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개 분야, 22건 침해 리스트 공개
SK이노, "ITC 판단 모호하고 증거 부족해"

지난달 최종 판결이 내려진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미 ITC(국제무역위원회)가 '위원회 의견서(Commission Opinion)'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서 ITC는 SK이베이션이 총 11개 카테고리에서 22건의 LG에너지솔루션 측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적시했다. 


ITC "SK, 전사적 차원의 악의적 증거인멸했다" 

ITC가 4일 공개한 위원회 의견서(Commission Opinion) 내용 일부. /자료=USITC
ITC가 4일 공개한 위원회 의견서(Commission Opinion) 내용 일부. /자료=USITC

ITC는 4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의견서에서 SK가 전사적 차원에서 악의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명시했다. 세부 내용을 통해 ITC는 "자료 수집 및 파기라는 기업 문화가 SK에 만연하고 잘 알려져 있었으며 묵인되었다는 예비 결정 상의 인정 사실을 확인한다"고 적었다. 

ITC는 조사 기록을 토대로 SK가 문서를 삭제한 사실과 문서 삭제가 업무 관행이라 주장한 것, 문서 삭제 및 은폐를 노골적으로 의도했다는 것에 대해 "노골적 악의(flagrant bad faith)"를 가진 것이라 정리했다. 불공정 무역 행위에 관해 신속한 조사와 결론을 내려야 하는 ITC의 법적 의무와 ITC 행정 판사가 정한 절차적 일정을 노골적으로 무시(callous disregard)했다는 설명이다. 


총 11개 카테고리, 22건의 영입 비밀 침해 확인

ITC 산하 OUII(불공정 수입 조사국)은 서면 30장 분량으로 SK 영업비밀 침해 내용을 정리했는데 ITC는 이러한 OUII의 분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의견서를 통해 공개된 SK의 LG에너지솔루션 측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사항은 총 11개 카테고리 22건에 달한다. 

ITC가 공개한 SK 측 배터리 영업비밀침해 리스트. /자료=LG에너지솔루션
ITC가 공개한 SK 측 배터리 영업비밀침해 리스트. /자료=LG에너지솔루션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이 가운데 가장 파격적인 사항은 BOM(Bill Of Materials, 원자재 부품 명세서) 침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BOM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자재 및 상하위 구성 관계, 소요 수량, 시기 등을 상세하게 정리한 목록이다.

장 전무는 "저희가 사용하는 모든 재료와 소스처, 가격 등을 포함하는 BOM과 배터리 생산의 처음부터 끝까지 작업 표준을 일일이 기재한 '전체공정 영업비밀(Overall Process Trade Secret)'을 침해했다는 사실은 거의 전 영역에서 경쟁사가 LG의 기술을 침해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대략 12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자료=ITC Commission Opinion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데 대략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자료=ITC Commission Opinion

또한 ITC는 "SK가 LG로부터 얻은 영업비밀이 없었다면 10년 이내 해당 영업비밀 상의 정보를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고 적었다. 그에 적합한 배터리 기술 개발 인력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ITC는 SK에 대한 법적 제재 기간이 효력 발생일로부터 10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웅재 LG에너지솔루션 법무실장(전무)은 "22개 영업비밀 침해 리스트에는 '드림 코스트'라는 특정 자동차 플랫폼에 관한 기술도 포함되어 있다"며 "2018년 폭스바겐 수주에 있어서도 SK가 LG의 가격 정보를 통해 최저가에 입찰해서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SK, 반박문 통해 "LG측과 배터리 제조 방식 전혀 달라" 

SK 이노베이션 로고. /자료=SK 이노베이션
SK 이노베이션 로고. /자료=SK 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해당 ITC 결정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LG와 SK는 배터리 개발 및 제조 방식이 달라 LG의 영업비밀 자체가 (SK에)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ITC 소송 제기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ITC가 영업비밀 침해 사실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적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ITC 의견서 어디에도 이번 사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증거(제시)는 실시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SK에서 제조 방식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배터리 셀을 말거나 쌓는 일부 공정 차이를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라며 "일부 공정에서 차이는 있으나 배터리 공통 제조공정에서 필요로 하는 영업비밀이 탈취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이어 "영업비밀 침해 상세 내용은 미국의 디스커버리지 제도로 인해 양사 대리인단이 보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종판결 이후 LG-SK 합의금 접촉 전무 

USITC(United States 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건물 및 로고. /자료=USITC
ITC 건물 및 로고. /자료=USITC

한편 양사는 지난 2월 10일 ITC 최종 판결 이후 합의금 협상에 대한 접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무는 "최종 판결 이후 SK에 협상 재개를 건의했으나 지금까지 어떠한 반응이나 제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합의금 규모와 관련해 장 전무는 "(SK 측과 배상금 규모 차이가)조 단위 차이가 맞다"고 확인하면서 "수차례 말씀드렸다시피 저희는 미 연방비밀보호법 영업비밀 탈취에 관한 손해 배상액 산정 기준을 근거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합의금으로 현대차 코나 리콜 비용을 충당할 것이라는 예측에 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메디톡스 사례처럼 현금, 지분, 로열티 형태로 받든 현금 일시금 형태로 받든 침해 당한 영업비밀에 대한 가치를 정당하게 보상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웅재 전무는 "미국 정부 기관인 ITC가 2년에 걸친 충분한 조사와 이해 관계인들의 의견 청취 등을 통해 내린 결정을 (SK가) 진정성 있는 자세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도 "SK가 합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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