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발주까지는 3년 이상 걸릴 듯

중국 BOE가 네 번째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공장인 ‘B15’ 투자를 결정했다. LCD 사업에 대한 지원 중단 의지를 밝힌 중국 정부가 OLED에는 지속적인 투자 방향을 설정한 만큼, 미리 정책자금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KIPSOT 2018년 12월 27일자 <中 정부, LCD 보조금 지원 중단...OLED 전폭 지원> 참고).

BOE의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BOE 제공
BOE의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BOE 제공

BOE는 26일 공시를 통해 푸젠성 푸저우시에 465억위안(7조5600억원)을 투자해 중소형 OLED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푸저우 공장의 설계 생산능력은 6세대(1500㎜ x 1850㎜) 원판투입 기준 월 4만8000장 규모다. 앞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청두(B7)⋅몐양(B11), 이달 착공한 충칭(B12) 공장과 설계 생산능력은 동일하다.

푸저우 공장까지 완공되면 BOE의 중소형 OLED 생산능력은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9만2000장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는 단순 수치상으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 A3 및 A4 공장의 생산능력 합계(16만5000장)를 넘어서는 규모다.

BOE는 공시에서 푸저우 공장의 투자 및 생산일정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미 투자를 집행 중인 라인들의 일정을 고려하면, 2022년쯤 장비 업체들과 논의를 시작해 발주가 나오는 시점은 2023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양산 램프업을 시작하는 시점은 빨라도 2024년 상반기 중일 것으로 보인다.

BOE가 이처럼 실제 집행이 4년 이상 남은 투자건을 미리 발표한 것은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의 정책자금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BOE가 이번 푸저우 OLED 생산라인 투자를 위해 갹출하는 금액은 100억위안(약 1조6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푸저우⋅푸칭시 정부의 정책자금 및 중앙은행의 차입을 통해 충당한다. 삼성⋅LG디스플레이가 비슷한 규모(6세대 월 4만5000장)의 투자를 집행할 때, 6조원 안팎을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의 금액만 스스로 조달하면 된다.

중국 내 중소형 OLED 투자 프로젝트. /DSCC 제공
중국 내 중소형 OLED 투자 프로젝트. /DSCC 제공

그러나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중국 정부가 전자 산업에 무제한으로 주던 보조금 정책에 변화가 감지됐다. 투자금이 집행됐을때, 회수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더욱 면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눈치 탓에 보조금을 무제한으로 풀지 못하게 되면 선두 업체로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BOE의 발빠른 투자 발표는 다른 업체들이 지방 정부들과 투자 협약을 맺기 전에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이미 2년 전부터 감지됐다”며 “”미중 무역갈등에 따라 소위 ‘되는 업체, 되는 산업’만 밀어주는 전략이 표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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