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애플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A11' 수주를 위해 팬아웃 패널레벨패키지(FO-PLP)를 개발 중인 삼성전기가 12월 패키지를 시생산하기로 했다.

 

삼성전기 PLP 공정은 여전히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수율은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생산을 시작하고, 생산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를 보완해가기로 했다. 삼성전기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를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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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InFO' 패키지. /케이던스 블로그 제공

 


 

애플 차기 모델, 12월 지나면 승인 어려워

 

6개월에 한번씩 신모델을 출시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애플은 신제품 출시를 위한 공급망 관리 주기가 긴 편이다. 통상 '아이폰' 새 모델을 9월에 출시하는데, 양산은 4월경 시작하고 주요 핵심부품 선정은 전년도에 끝낸다. 특히 모바일AP는 스마트폰 성능과 각종 기능 구현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선정 절차가 좀 더 빠르다.

 

올해 초 부산에 삼성전기를 중심으로 PLP 개발팀이 꾸려지면서 받은 특명도 '올해 12월까지 개발을 완료하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TSMC에 밀릴 경우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이 입을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기존 인쇄회로기판(PCB) 시장은 사실상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몇 개 사업부를 제외하고 구조조정을 하면서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매출액이 600억원 언저리에 머물렀고, 올해 4분기는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PLP는 사실상 사활을 건 사업인 셈이다. 그런만큼 기존 삼성전기 핵심 사업인 카메라모듈 개발을 지휘했던 허강현 중앙연구소장(부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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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발표한 FO-PLP 로드맵 및 개념도. /삼성전자 제공


 


생산량 2.5배 증가, 낮은 수율 극복 가능?

 

삼성의 전략은 생산성 증가가 낮은 수율을 어느정도는 보완해주리라는 기대에서 나왔다.

 

TSMC는 기존 웨이퍼레벨패키지(WLP) 기술이기 때문에 300mm(12인치) 웨이퍼 크기에 맞춰 패키지를 생산하지만, 삼성은 원장 기준 디스플레이 3세대(600×720mm) 내지 5세대(1000×1200mm) 정도 크기의 패널을 기반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 패키지팀 관계자는 "기존 패키지에 비해 생산성이 약 2.5배 높아진다"며 "수율이 다소 낮더라도 어느정도 커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TSMC는 통합 팬아웃 웨이퍼레벨패키지(InFO) 기술은 수율이 꽤 안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일단 생산을 시작하면 손해를 좀 보더라도 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에는 득이 되고, 장기적으로는 TSMC에 비해 고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떤 기술 쓰이나

 

Fo-PLP를 하는 이유는 반도체 크기를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높이려는데 있다. 특히 게이트 수가 많은 반도체의 내부 보조기판(서브스트레이트)를 빼기 때문에 반도체 높이까지 낮출 수 있다. 주기판 패널과 직접 많은 수의 게이트를 연결시키려면 주기판 패널 선폭이 좁아져야 한다. 

 

삼성전기는 이를 위해 반도체 전공정에 쓰이던 포토장비(리소그래피)를 처음 도입한다. 장비 세팅, 기술 지원은 삼성전자가 했다.  

 

PLP를 도입키로 결정하고 나온 기술 이슈 중 하나는 기존 반도체 보호 소재인 에폭시몰딩컴파운드(EMC) 소재가 대면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삼성은 필름형 EMC를 사용해 몰딩하는 방식과 그래뉼(granule, 과립자) 방식 두 가지를 검토하다 그래뉼 방식을 우선 채택했다. 미세한 고체 알갱이로 이뤄진 EMC 소재를 회로 위에 뿌린 다음 힘을 가해(프레스) 압착시킨다. 그래뉼타입 EMC는 삼성SDI가 주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삼성은 3D낸드플래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장치산업에서 수율 안정화 전에 투자를 단행하고 생산부터 시작했다. 결국 실제 양산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이용해 수율을 높이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이 애플 A11 물량을 따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패키지 업계 관계자는 "애플 승인을 받으려면 이미 지금은 라인이 구축돼 있어야 하는데 12월부터 램프업이 된다면 이미 늦은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삼성은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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