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효율 높은 풀옥사이드
고객사 확보 용이한 LTPS⋅LTPO
잉크젯으로 구현 가능한 PPI가 관건
BOE⋅비전옥스에 이어 중국서 세 번째 8세대급 OLED 투자를 추진 중인 CSOT가 풀옥사이드 TFT(박막트랜지스터)와 LTPS⋅LTPO를 혼용하는 투자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생산라인과 투자효율을 고려하면 풀옥사이드 방식이 유리하지만, 향후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는 LTPS⋅LTPO가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선택이다.
CSOT, 장비 업계에 모든 방식 견적
CSOT는 아직 8세대급 OLED 투자 방식과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장비 협력사들과는 활발하게 설비 조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프런트플레인은 잉크젯 방식으로 구축하는 게 확정적이고, 나머지 절반인 백플레인은 아직 여러 옵션이 고려되고 있다. 장비 업계는 CSOT가 풀옥사이드 TFT를 기반으로 LTPS(저온폴리실리콘)⋅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를 혼용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실제 장비 업체들과도 3가지 방식 모두를 고려한 투자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풀옥사이드는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식이다. LTPS⋅LTPO와 비교하면 마스크 공정 수도 적고, 이온임플란터와 고가의 레이저 설비들도 필요치 않다. 특히 CSOT가 중국 광저우에 구축한 T9에는 이미 풀옥사이드 TFT 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T9의 생산능력은 8.6세대(2250㎜ X 2600㎜) 원판투입 기준 월 18만장이다. 이 가운데 4만장 정도가 풀옥사이드 라인이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CSOT는 우선 T9 내 옥사이드 TFT를 일부를 할애해 8세대급 OLED 라인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초기 투자비 절반을 차지하는 백플레인 비중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T9 내 옥사이드 TFT를 빌려 오게되면 기존 LCD 라인에서 백플레인 생산능력이 부족해지므로 뒤이은 보완투자는 필요하다.
이른 고객 확보 위해 모바일 향 투자도 고려
CSOT가 풀옥사이드와 함께 LTPS⋅LTPO를 병행 검토하는 건 향후 모바일 고객사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태블릿⋅노트북PC 등 IT용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 비하면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오는 2028년 들어서야 IT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14%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낮은 한자릿수 정도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IT용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풀옥사이드 TFT로 투자했다가는 자칫 고객사 수주에 실패할 수도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회사 중 8세대급 OLED 라인을 풀옥사이드 TFT로 투자한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밖에 없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구매 의사를 확인했기에 가능하다.
애플을 제외하면 당장 IT용 OLED 패널을 대규모 구매할 수 있는 수요처는 삼성전자 정도 뿐이다. 에이수스⋅레노버⋅델⋅에이서 등이 OLED 패널이 탑재된 노트북PC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다.
이에 나머지 중국 회사들인 BOE⋅비전옥스는 LTPO 방식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는 8.6세대(2290㎜ X 2620㎜) 라인이 완공되면, 우선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을 생산해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관건은 CSOT가 채택한 잉크젯 기술의 완성도다. 잉크젯 프린팅으로 화소를 형성하는 과정은 PPI(1인치 당 픽셀 수)가 높아질수록 난이도가 급격하게 높아진다. 좁은 공간에 더 많은 적색⋅녹색⋅청색 서브픽셀을 채워 넣자면, 노즐에서 분사하는 잉크의 양과 위치 오차를 더 세밀하게 컨트롤해야 하는 탓이다. 잉크젯을 통한 OLED 생산 기술이 PPI가 낮은 TV⋅모니터용부터 침투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모바일 고객사를 잡기 위해 LTPS⋅LTPO 방식으로 투자하더라도 잉크젯 기술이 따라주지 못하면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생산에 애를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CSOT가 잉크젯 기술을 앞세워 정부 보조금을 확보한 뒤, 2단계 투자부터 기존 FMM(파인메탈마스크) 방식으로 프런트플레인을 복귀할 수도 있다”며 “잉크젯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