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엔씨켐⋅미원상사⋅경인양행 등 PR 후방 산업에도 영향
동진쎄미켐의 동진첨단소재 육성 전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이하 SKMP)가 포토레지스트 재료 내재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협력사 지분 투자를 통해 포토레지스트 3대 핵심소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국내 포토레지스트 회사인 동진쎄미켐 역시 계열사 동진첨단소재(옛 아이노스)와의 거래량을 늘리고 있다.

 

SKMP, 22년 로움하이텍 지분 21.8% 확보

 

지난해 SKMP와 로움하이텍의 거래 금액은 전년 대비 2배로 늘었다. 아직 절대 금액(20억원 내외) 자체는 크지 않지만, 2022년 SKMP가 이 회사 지분을 취득한 이후로는 가장 거래 금액이 컸다. 

로움하이텍은 금호석유화학 연구소장 출신인 박주현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포토레지스트 원재료 제조사다. SKMP 역시 금호석유화학 전자소재사업부가 모태라는 점에서, (주)SK에 인수되기 이전부터 양사간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로움하이텍의 생산품은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와 PAG(감광성화합물), BARC(반사방지막)⋅SOC(스핀온카본)용 레진 등이다. 이 가운데 폴리머⋅PAG는 베이스와 더불어 포토레지스트용 3재 소재로 꼽힌다. 그만큼 중요도가 높다.

SKMP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는 포토레지스트는 EUV(극자외선)용 제품을 비롯해 ArF(불화아르곤)⋅KrF(불화크립톤) 등 다양하다. 로움하이텍의 원재료는 주로 KrF용 포토레지스트 생산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SKMP와 로움하이텍 간 거래 규모나 지분율 등을 감안하면 아직 내재화 수준이 높다고 할 수는 없다”며 “향후 SKMP 생산규모가 커짐에 따라 전략적으로 로움하이텍 지분율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SKMP의 연매출은 117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 매출액(147억원) 대비로는 8배 성장했다.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동진쎄미켐
동진쎄미켐 직원이 KrF용 포토레지스트 출하를 앞두고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사진=동진쎄미켐

포토레지스트 제조사의 원재료 내재화 전략은 앞서 동진쎄미켐의 전례가 있다. 동진쎄미켐은 동진첨단소재를 통해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를 조달한다. 동진첨단소재는 동진홀딩스가 지분 53.09%를 보유한 회사다. 동진첨단소재는 사실상 동진쎄미켐에만 재료를 공급하는데, 동진첨단소재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동진쎄미켐이 폴리머 내부 조달을 늘린 덕분이다. 

원래 동진쎄미켐이 매입하는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는 삼양엔씨켐과 미원상사가 대부분 공급해왔으나 최근 3~4년 사이 동진첨단소재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미원상사로부터의 폴리머 조달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서플라이체인 변동은 SKMP 벤더 사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SKMP가 로움하이텍으로부터의 조달 비중을 늘리면 타사로부터의 조달 비중은 낮아지는 수순이다. 현재 SKMP의 ArF⋅KrF용 폴리머 공급사 중에는 경인양행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로움하이텍이 현재는 동진쎄미켐⋅와이씨켐과도 거래를 하고 있는데 SKMP 내재화 기업이 되면 타사로의 공급은 제한된다”며 “이 때문에 SKMP가 로움하이텍 지분율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MP 관계자는 “현재 국내 유수의 원료 공급사들과 긴밀하게 협업 중으로 수급 안정성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사들과의 거래를 추구하고 있다”며 “현재 포토레지스트 재료 내재화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