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트 XT' 기습 출시한 화웨이
애플 폴더블 출시 앞두고 후방산업 경쟁력 강화 차원

중국 화웨이가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BOE 내에 자체 UTG(초박막유리)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한다. 내년에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첫 출시하기에 앞서 후방산업 경쟁력 강화에 착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메이트 XT'.
화웨이 '메이트 XT'.

 

BOE 내 화웨이 전용 UTG 라인, 네오젠이 운영

 

화웨이는 최근 중국 UTG 제조사 네오젠과의 합작으로 BOE 내에 UTG 전용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네오젠⋅BOE 3사가 자금을 출자, BOE의 OLED 모듈공장 일부에 UTG 라인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UTG 생산 및 설비 운영은 네오젠이 담당한다. 설비 구축 후보지는 BOE의 첫 6세대(1500㎜ X 1850㎜) 생산라인이 위치한 청두 B7이 유력하다.

현재 3사가 출자 비율을 결정하는 중이며, 3년 내에 월 수백만대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 이 같은 투자 규모가 달성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으나, 최근 연간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2000만대 미만이라는 점에서 매우 공격적인 목표다. 

화웨이는 이번에 새로 구축하는 UTG 라인에 ‘파이어 폴리싱(Fire Polishing)’ 기술을 양산 라인으로는 처음 적용할 계획이다. 파이어 폴리싱은 UTG를 낱장으로 잘라낸 단면을 고온으로 녹여 연마하는 기술이다. 현재는 식각액에 담궈 날카로운 절단면을 녹여내는데, 파이어 폴리싱으로 연마한 표면이 충격에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 /사진=쇼트
폴더블 스마트폰용 UTG. /사진=쇼트

한 글래스 가공 기술 전문가는 “식각은 절단면의 높은 부분과 낮은 부분이 동시에 녹아들어가는 등방성(Isotropic) 기술이기에 표면을 완전히 매끄럽게 만들지는 못한다”며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했을 때 UTG 불량이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해 출시한 트라이폴드(Tri-fold, 3단 접이식) 스마트폰 ‘메이트 XT’의 UTG 수율 탓에 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트 XT의 사전 예약은 685만대에 달했지만, 출시 첫 달 판매량은 2만대에 불과했다. 

해당 제품의 UTG는 중국 글래스 가공업체 카이솅(Kaisheng)이 공급했다. 대부분 절단면 모서리 쪽에서 불량이 발생하는 UTG 특성상 대면적일수록 불량 발생 가능성이 높다. 메이트 XT는 화면을 펼쳤을 때 크기가 10.2인치로, 7.6인치인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6’ 대비 대각선으로 2인치 이상 길다. 

 

화웨이, 애플과 폴더블 일전 벼른다

 

화웨이가 자체 UTG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하는 건, 폴더블 스마트폰을 고가 라인업에 전진 배치하고 있는데다 UTG가 폴더블 제품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라고 판단해서다. 특히 내년에 애플도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될 가능이 높다.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분기별로 1⋅2위를 오간다. 각사가 신제품을 내놓는 주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것이다. 연간 누적으로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50%를 넘어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아이폰16프로(우측) 및 프로맥스. /사진=애플
아이폰16프로(우측) 및 프로맥스. /사진=애플

다만 지난해 화웨이가 메이트 XT를 기습 출시, 폴더블 시장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에 내년 이후 삼성전자⋅애플⋅화웨이 간 본격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화웨이는 같은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파이를 나눠 가져야 하는 반면, 애플은 아이폰 생태계를 독야청청 누릴 수 있어 유리하다. 

애플이 내년 첫 스마트폰 출시부터 생산량을 1500만대 가량 설정할 수 있는 이유다. 한 모바일 산업 전문가는 “애플은 첫 폴더블 스마트폰을 기획하면서 삼성전자와 UTG 공급망을 차별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수급하더라도 앞뒤 소재⋅부품 단에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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