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출시 이후 OCA 첫 이원화
애플 폴더블 출시 앞두고 공급망 확대

미국 3M이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OCA(Optical Clear Adhesive, 광학투명접착) 필름 공급사로 첫 선정됐다. 3M은 일본 닛토덴코와 함께 OCA 양대산맥 중 하나이나, 삼성전자⋅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용도 만큼은 삼성SDI로부터만 관련 제품을 구매해왔다. 

내년 하반기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기에 앞서 핵심 소재인 OCA 필름 공급망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OCA는 디스플레이 상부 편광판, 커버유리, 보호필름 등을 접합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자료=3M
OCA는 디스플레이 상부 편광판, 커버유리, 보호필름 등을 접합할 때 사용하는 소재다. /자료=3M

 

3M, ‘갤럭시Z 플립7’용 OCA 공급사 선정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갤럭시Z 플립7’용 OCA 필름 공급사를 선정하면서 UTG(초박막유리)와 OLED 사이 레이어에 한해 3M이 공급하도록 결정했다. 갤럭시Z 플립7은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출시할 차세대 클램쉘 타입(상하 방향으로 접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Z 플립7용 OLED 패널에는 UTG를 부착하기 위해서 한 번, 그 위에 보호필름을 부착하기 위해 또 한번의 OCA 필름이 필요하다. 3M이 공급하는 OCA 필름은 첫 번째 용도다. 두 번째 용도의 OCA 필름은 여전히 삼성SDI가 공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폴더블 출시 이전(2019년)까지 OCA 필름 조달을 3M⋅닛토덴코에 의존해 온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패널에는 삼성SDI가 생산한 OCA 필름만 100% 사용해왔다. 

폴더블 OLED의 기본 구조. OLED 상부에 오는 PSA를 OCA로 분류한다.
폴더블 OLED의 기본 구조. OLED 상부에 오는 PSA를 OCA로 분류한다.

일반 바(Bar) 타입 스마트폰용 OCA는 한번 부착한 이후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일이 없다. 그러나 폴더블은 OLED 전후방 소재들을 부착한 후 최소 5만회 이상의 굽힘 내구성을 달성해야 한다. 기존 OCA의 경우, 반복해서 굽혔다 펴면 접착력이 떨어지거나 뿌옇게 흐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출시 이전부터 삼성SDI와 폴더블용 OCA 개발에 매진해왔다. 이를 물리적 압력에 대한 내구성 측면을 강조해 PSA(감압점착제, Pressure Sensitive Adhesive)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만 OLED 화면 앞쪽에 오는 PSA들은 광학적으로 투명해야 하기에 여전히 OCA라는 용어가 통용된다. 

올해 3M이 폴더블 제품으로는 처음 갤럭시Z 플립7에 OCA 필름을 공급하게 됨으로써 삼성전자⋅디스플레이 향 OCA 공급망이 이원화됐다. 향후 대면적 제품인 ‘갤럭시Z 폴드’ 향으로 공급 라인을 늘려갈 수도 있다. 기존 공급업체인 삼성SDI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가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이다.

 

애플 폴더블 출시 앞두고 공급망 확대 포석

 

삼성디스플레이가 3M을 폴더블용 신규 OCA 공급사로 선정한 건, 내년 애플 폴더블 출시를 앞두고 공급망을 사전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내년 3분기 첫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공급망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OLED는 일단 삼성디스플레이가 100% 공급하기로 했지만, OLED 앞뒤 레이어에 오는 소재들은 애플이 직접 공급사를 선정한다. 이 가운데 OCA 필름의 경우 삼성SDI⋅3M⋅닛토덴코 3사 가운데 한두 곳을 선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애플 폴더블 스마트폰 렌더링 사진. 7인치대 북타입 폴더블이다. /자료=맥루머스
애플 폴더블 스마트폰 렌더링 사진. 7인치대 북타입 폴더블이다. /자료=맥루머스

만약 OCA 필름 조달을 도급 방식으로 결정하면 삼성SDI가 공급하는 수순이지만, 사급 방식으로 결정하면 닛토덴코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급은 고객사(애플)가 제작에 필요한 소재⋅부품을 직접 구매해 협력사(삼성디스플레이)에 제공하는 업무 형태를 의미한다. 

그동안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공급망이 겹치는 벤더들을 극도로 꺼려왔다. 애플이 닛토덴코에 이어 3M까지 OCA 필름 공급사로 선정하게 되면, 향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신규 거래가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SDI에 이은 OCA 필름 공급사를 추가한다면 올해가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최고 품질의 OCA 필름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SDI⋅3M⋅닛토덴코 밖에 없다”며 “향후 폴더블 패널 출하 증가를 감안해서라도 OCA 필름 공급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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