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여 일정 앞당겨
SiC 웨이퍼는 산안이 단독 공급
중국 산안광전과 스위스 ST마이크로가 합작한 8인치 SiC(실리콘카바이드, 탄화규소) 전력반도체 생산시설이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직 6인치 공정에 머물고 있는 SiC 생태계가 8인치로의 전환을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중국 충칭 지역 방송사인 충칭뉴스에 따르면 산안광전⋅ST마이크로가 합작 투자한 8인치 기반 SiC 전력반도체 생산시설이 11월 양산에 들어간다. 앞서 지난해 6월 두 회사는 SiC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분율은 후난산안이 51%, ST마이크로측이 49%를 보유했다. 당초 이 공장은 2025년 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정을 앞당겨 11월 생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합작사 공장에 투입되는 8인치 SiC 웨이퍼는 산안광전이 인근에 독자 투자한 생산라인에서 공급받는다. 산안광전은 ST마이크로와의 합작 투자와는 별도로 연간 48만장 규모의 SiC 웨이퍼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 공장은 지난달 말 완공돼 역시 양산을 앞두고 있다.
산안광전은 이 웨이퍼 공장에 70억위안(약 1조3200억원)을 투자했으며, SiC 잉곳 성장로부터 웨이퍼 가공 라인까지 갖췄다.
이번에 산안광전과 ST마이크로가 8인치 기반의 SiC 생산라인을 가동함으로써 전력반도체 생태계가 8인치로 세대전환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8인치 웨이퍼는 6인치 대비 면적이 1.78배 넓다. 그만큼 한번에 많은 양의 전력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에 전력반도체 원가 절감에 큰 전기가 마련된다.
난관도 적지 않다. 통상 웨이퍼 가장자리로 갈수록 공정 균일도(Uniformity)가 떨어지는데 웨이퍼 면적이 넓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수율이 저하되는 것이다. 자칫 웨이퍼 면적이 넓어져서 얻는 장점이 수율 저하로 대부분 상쇄될 수도 있다.
최근 전력반도체 산업이 전기차 산업과 함께 동반 ‘캐즘(Chasm)’에 빠져있다는 것도 8인치 전환의 장애물이다. 8인치 전환 초기에는 웨이퍼 가격은 비싸고 수율도 낮기 마련인데, 전력반도체 수요가 크게 성장한다면 이 같은 비용 요소는 정당화된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요가 둔화되는 시기에는 신기술 도입 인센티브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산업 전반적으로 8인치 전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