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미츠코산, LGD와 사업 제휴 및 특허 라이선스
SDC 가까운 오산에 R&D 법인 및 센터 설립

일본 이데미츠코산이 경기도 오산에 R&D센터를 설립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향 재료 공급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데미츠코산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양쪽 모두에 유기재료를 공급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LG디스플레이 비중이 높다. 

지난 2014년에는 LG디스플레이와 특허 라이선스도 체결한 바 있어 LG디스플레이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데미츠코산이 생산한 OLED 재료. /사진=이데미츠코산
이데미츠코산이 생산한 OLED 재료. /사진=이데미츠코산

 

오산에 R&D센터 설립한 이데미츠코산

 

이데미츠코산의 한국 내 사업은 그동안 경기도 파주에 본사를 둔 ‘이데미쯔전자재료한국'을 통해 전개됐다. 이데미쯔전자재료한국 본사는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과는 차로 10여분 거리다. 그동안 한국 내 사업에서 LG디스플레이에 집중해왔기에 파주를 거점으로 성장해온 것이다.

이데미츠코산은 OLED 발광재료 중에서도 청색 계열에 강점을 보유했다. OLED 산업 초기 삼성디스플레이가 일본 호도가야와의 합작사(SFC)를 통해 청색 재료를 내재화한 탓에 이데미츠코산으로서는 LG디스플레이로의 집중이 불가피했다. 지난 2014년에는 ‘OLED기술 상호 협력 및 관련특허 라이선스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데미츠코산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모두와 거래하지만 상대적으로 LG디스플레이 산하 벤더라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에는 청색 프라임 재료 1종을 공급하는데 그치지만, LG디스플레이에는 청색 호스트와 ETL(전자수송층) 등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재료를 공급한다. 애플 ‘아이폰12’ 시리즈 생산에 투입되던 LG디스플레이 ‘RSJ’ 재료세트에는 HTL(정공수송층)을 공급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RSL 재료 세트 공급사 현황. /자료=유비리서치
LG디스플레이 RSL 재료 세트 공급사 현황. /자료=유비리서치

이러한 배경 탓에 지난해 이데미츠코산이 한국 내 R&D 법인으로 ‘이데미츠어드밴스드머티리얼즈코리아'를 신설하고, 올해 오산에 R&D센터를 설립하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그동안 국내 사업 구도를 감안하면 R&D센터도 파주나 일산 등 경기도 북부에 설립되어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오산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기흥연구소와는 지척이다. 차로 10분 안팎이면 당도할 수 있어서 이데미츠코산이 이제 LG디스플레이 대신 삼성디스플레이 재료 공급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중소형 OLED 생산능력만 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를 압도한다"며 “최근 LG디스플레이 TV용 WOLED 라인 가동률이 낮다는 점에서 삼성디스플레이로의 영업 강화 명분은 크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 과정과 맞물려

 

이데미츠코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유기재료 국산화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2020년 이전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양한 국산 유기재료 공급사를 거느린 것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외산 비중이 높았다. 대표적으로 이데미츠코산과 함께 독일 머크가 다수의 유기재료를 공급했다. 

이데미츠코산과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 OLED 사업 관련 전략적 제휴도 체결한 바 있다. 사진은 2009년 제휴식에서 안병철 LG디스플레이 상무(OLED 사업부장)와 마츠모토 요시히사 이데미츠전자재료부장(집행임원)이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 /사진=뉴스와이어
이데미츠코산과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09년 OLED 사업 관련 전략적 제휴도 체결한 바 있다. 사진은 2009년 제휴식에서 안병철 LG디스플레이 상무(OLED 사업부장)와 마츠모토 요시히사 이데미츠전자재료부장(집행임원)이 계약서에 사인하는 모습. /사진=뉴스와이어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LG디스플레이에도 LG화학 외에 LT소재⋅피엔에이치테크⋅SK JNC 등 국산 업체들 공급 구색이 늘고 있다. 한때 이데미츠코산이 중소형 OLED 청색 호스트⋅도판트를 모두 공급하던 때도 있었으나, 이제 도판트는 SK JNC가 공급권을 지켜내고 있다. WOLED용 청색 재료 역시 호스트⋅도판트 공급사 지위가 굳건했지만 최근 호스트는 듀폰⋅LG화학, 도판트는 SK JNC가 물량을 나눠 공급하는 추세다. 

LG디스플레이 재료 국산화를 강화 탓에 입지가 좁아진 이데미츠코산으로서는 삼성디스플레이로의 영업을 강화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이데미츠코산이 오산에 R&D센터를 설립하자 LG디스플레이측이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안다”며 “LG디스플레이가 의도적으로 외산 재료 비중을 낮춘다는 측면에서 이데미츠코산으로서는 불가피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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