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P-SDC 간 주식매매계약서에 IPO 의무 명시
IPO 하더라도 SDC 상장차익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

도우인시스를 인수하기로 한 뉴파워프라즈마가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계약에 따라 도우인시스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는 폴더블용 UTG(초박막유리) 공급물량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계약'도 체결했다. 

한편 이번 거래는 뉴파워프라즈마 단독이 아닌 엔피홀딩스⋅한국화이바 3사 공동 인수 형태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쇼트가 생산한 UTG 원장. /사진=쇼트

 

도우인시스, 즉시 IPO 추진…소액주주 반발 달래기 차원인듯

 

삼성디스플레이와 뉴파워프라즈마가 주고받은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매수인들(뉴파워프라즈마 등)은 가능한 이른 기간 내에 대상회사(도우인시스)의 주식이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뉴파워프라즈마가 도우인시스 인수를 완료하는 즉시, IPO 의무가 부여되는 것이다. 

다만 ▲1주당 예상 공모가격이 2만7648원 이하일 경우 ▲회계법인 평가금액에서 30% 할인한 금액이 2만7648원 이하인 경우에는 IPO 의무를 부담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1주 가격인 2만7648원은 뉴파워프라즈마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도우인시스를 인수한 금액이다. 이를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현재 기준 1786억원 정도다. 기업가치가 인수당시 대비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무조건 IPO를 하라는 의미다. 

/자료=뉴파워프라즈마
/자료=뉴파워프라즈마

기업간 M&A(인수합병) 계약에서 금액 외에 여러 옵션 조항을 깔아 놓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미 매각키로 한 회사에 IPO 의무를 부과하는 건 이례적이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이번 계약으로 도우인시스에서 완전히 손을 털게 된다. 도우인시스 IPO로 인한 상장차익을 얻게 될 가능성이 ‘거의(일부 이익공유 조항 존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약서 주요 내용으로 IPO 의무를 명시한 건, 삼성디스플레이가 도우인시스를 인수하면서 불거졌던 잡음을 불식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부터 도우인시스 지분 매입을 시작했다. 주로 도우인시스 초기 투자에 나섰던 VC(벤처캐피털)와 경영진 구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려갔다. 이에 IPO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렸던 나머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엑싯(투자 차익실현)’ 기회를 삼성디스플레이에 빼앗겼다는 원성이 드높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할 경우, IPO를 할 가능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부 도우인시스 소액주주들은 지난 2021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에 회사 매각과 함께 도우인시스를 반드시 상장토록 한 것을 두고 당시 받았던 비난여론을 달래기 위함으로 풀이하는 이유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는 “같은 업종의 유티아이 시가총액이 4000억원이 넘는다. 도우인시스가 가치평가 때문에 IPO 의무 조항을 벗어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며 “아직 남은 소액주주들이 차익실현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도우인시스, 삼성디스플레이와 전략적 협력계약

 

한편 양측의 주식매매계약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뉴파워프라즈마는 지난 7일자로 전략적 협력계약을 별도 체결했다. 이 협력계약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는 않았다. 다만 도우인시스 매각 후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OLED 생산을 위한 안정적인 UTG 물량이 필요하므로, 장기공급 거래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파워프라즈마 서울 강서구 신기술센터. /사진=뉴파워프라즈마
뉴파워프라즈마 서울 강서구 신기술센터. /사진=뉴파워프라즈마

현재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갤럭시Z 폴드’용 OLED 패널에서는 여전히 도우인시스 UTG가 100% 적용되고 있다. 도우인시스 인수로 처음 소재 사업에 도전하는 뉴파워프라즈마 입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로의 안정적인 물량 공급은 필요하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이번에 도우인시스를 인수하게 되는 주체는 뉴파워프라즈마 단독은 아니라는 점이다. 뉴파워프라즈마의 지주회사격인 엔피홀딩스와 자회사 한국화이바가 각각 지분을 나눠서 인수하는 형태다. 지분율은 뉴파워프라즈마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한국화이바⋅엔피홀딩스 순이다. 

엔피홀딩스는 최대규 회장 일가가 지난 2009년 설립한 비상장 회사다. 이번에 도우인시스 지분 72만주 정도를 인수, 지분 11% 안팎을 확보하게 됐다. IPO 의무 조항에 따라 도우인시스가 상장하게 되면 최 회장 일가 역시 적지 않은 상장 차익을 얻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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