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에 기흥연구소 혹은 A1으로 반입
RGB 패터닝 기술 검증에 활용 목적

삼성디스플레이가 RGB(적색⋅녹색⋅청색) 화소를 실리콘 기판에 직접 증착하는 다이렉트 패터닝 방식의 OLEDoS(OLED on Silicon)용 증착장비를 발주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WOLED 방식 OLEDoS는 기존 A2 라인 내 5.5세대 구형 설비를 개조하되, RGB OLED는 증착장비부터 섀도마스크 방식까지 직접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오큘러스 퀘스트 프로. /사진=메타

 

삼성디스플레이, 선익시스템에 R&D용 장비 발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 중순 선익시스템에 RGB OLEDoS용 증착장비 1기를 발주했다. 이 설비는 유기물을 고열로 끓여 300㎜ 웨이퍼 위에 증착하는 데 쓰인다. 반입은 4분기 말, 반입 장소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연구소, 혹은 A1 팹 내부다. 

선익시스템은 앞서 LG디스플레이 구미 E5 라인에 6세대(1500㎜ X 1850㎜)용 증착장비, 중국 BOE⋅씨야에 WOLEDoS 방식 증착장비를 공급 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를 튼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에 공급될 장비는 R&D 용도라 금액은 크지 않다. 코스닥 상장사인 선익시스템은 이번 수주와 관련해 별도 공시를 하지 않았다. 

통상 상장사가 전년도 매출의 10%가 넘는 규모를 단번에 수주할 때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지만, 그 이하라면 자율공시 사안이다. 선익시스템의 작년 매출은 726억원이었으므로, 이번 수주 규모는 72억원에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씨야가 생산한 OLEDoS. OLEDoS는 손톱만한 크기로 생산해 주로 AR이나 VR 기기에 탑재된다. /사진=씨야
중국 씨야가 생산한 OLEDoS. OLEDoS는 손톱만한 크기로 생산해 주로 AR이나 VR 기기에 탑재된다. /사진=씨야

 

선익 장비로 이매진 VS APS 방식 평가 돌입할 듯

 

RGB OLEDoS는 적색⋅녹색⋅청색으로 구분된 화소를 3000PPI(1인치 당 픽셀 수)급으로 패터닝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현재의 스마트폰용 OLED는 500 PPI 안팎에 불과한데, 단숨에 6배의 화소밀도를 구현해 내야 하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선익시스템 장비 도입을 통해 RGB OLEDoS의 패터닝 기술을 검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증 대상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 18일 인수하기로 한 미국 OLEDoS 업체 이매진의 FSM(Fine Silicon Mask) 기술과 APS(옛 APS홀딩스)의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Fine Metal Mask) 기술이다. 

FSM⋅FMM 모두 수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는 막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FSM⋅FMM를 실리콘 기판 위에 씌워 두고, 아래서 유기재료를 고열로 끓이면 기판에 재료가 들러 붙는 원리다.

이매진의 FSM 제조 공정 개략도. /자료=이매진
이매진의 FSM 제조 공정 개략도. /자료=이매진

다만 이매진의 FSM은 원 소재가 실리콘, APS의 FMM은 인바 시트라는 점만 다르다. 실리콘은 OLEDoS의 TFT(박막트랜지스터)가 올라가는 실리콘 기판과 동일한 소재라는 점에서, 증착시 열팽창에 따른 얼라인먼트(정렬) 틀어짐 우려를 덜 수 있다. 현대 건축물에서 철근과 콘크리트의 열팽창계수가 거의 동일해 온도 변화에 따른 건물 파손 우려가 적은 것과 동일하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실리콘 기판인 만큼 원하는 미세 패턴을 만들기도 용이하다. 

이에 비해 FMM은 기본적으로 열팽창이 거의 없는 인바 시트를 기본으로 한다. 기존 5.5세대, 6세대 OLED 공정에서 인바-FMM으로 이어지는 기술을 계속 써 온 덕분에 친숙한 게 장점이다. 다만 종전에는 습식 식각(에칭) 기술을 통해 인바에 구멍을 뚫어 FMM을 제작했으나, APS는 이를 레이저로 뚫는 방안을 구상했다. 이로써 식각보다 훨씬 미세한 패턴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이매진의 FSM이나 APS의 레이저 방식 FMM 모두 아직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우선 선익시스템 증착장비를 들인 뒤, 패터닝 방식은 두 회사 기술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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