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원형 기판을 직사각형으로 절취
DPW 계산상 1.5인치 패널 88개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캠퍼스 A2 라인 일부를 개조해 만드는 OLEDoS(OLED on Silicon)는 면취 방식도 기존 스마트폰 패널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직사각형 기판에서 직사각형 패널을 생산하는 기존 OLED 라인과 달리, 원형 기판에서 직사각형 패널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A2 라인의 OLEDoS 면취수를 계산하면 향후 AR(증강현실) 및 VR(가상현실) 시장에서 관련 수급을 가늠할 수 있다.

 

300mm 실리콘 웨이퍼에서 1.5인치 패널을 면취할 때의 예시. /자료=실리콘엣지
300mm 실리콘 웨이퍼에서 1.5인치 패널을 면취할 때의 예시. /자료=실리콘엣지

 

A2, 300㎜ 웨이퍼 월 2800장 반입

 

현재 OLEDoS 생산라인으로 일부 전환 중인 A2는 개조 후 300㎜ 웨이퍼를 월 최대 2800장까지 반입할 수 있다. 원래 A2의 주요 생산 규격인 5.5세대(1300㎜ X 1500㎜) 기판 면적은 1장에 195만㎟다. 

그러나 OLEDoS는 300㎜ 웨이퍼 위에서 생산되므로 기판 면적은 7만659㎟다. 따라서 웨이퍼 2800장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약 2억㎟다. 이 2억㎟의 기판을 낱개로 잘라 AR⋅VR용 패널로 만들어야 한다.

OLEDoS의 주요 애플리케이션인 VR용 패널은 보통 1.5인치 안팎이다. 1.5인치 패널의 가로⋅세로 길이(16:9 비율 가정)는 3.31㎝, 1.86㎝ 정도다. 면적은 6.15㎟다. 300㎜ 웨이퍼 한 장을 모두 1.5인치 패널로 자르면 모두 114개의 패널을 면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800장 기판이라면 월 32만1300개의 OLEDoS 패널이다. VR 기기 1대에 패널이 2개씩(좌안⋅우안) 들어가므로, 총 16만대의 VR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양이다.

OLEDoS가 패널이 적용된 디스플레이. /사진=프라운호퍼 연구소
OLEDoS가 패널이 적용된 디스플레이. /사진=프라운호퍼 연구소

다만 이 계산에는 중요한 가정이 간과됐다. 원형 실리콘 기판 특성상 테두리(엣지) 부분에서 상당한 손실이 날 수 밖에 없고, OLED 생산공정의 수율도 감안해야 한다.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 시스템반도체도 다이 사이즈가 커질수록 테두리 부분의 면적 손실이 커진다. 

실리콘엣지(Silicon Edge)의 ‘다이 퍼 웨이퍼(Die Per Wafer)’ 상에서 계산해 보면 300㎜ 웨이퍼 상에서 1.5인치 패널은 88개까지 면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최상단 이미지 참조). 단순히 웨이퍼 면적을 패널 면적으로 나눴을 때 나오는 114개 대비 22% 정도 감소된다. 

여기에 공정 수율이 70% 정도라고 가정하면 웨이퍼 1장에서 얻을 수 있는 1.5인치 OLEDoS 패널은 60개 정도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를 한 달 간 투입될 2800장의 웨이퍼로 환산하면 16만8000개다. 약 8만4000개 VR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규모다. 연간으로는 약 100만대 VR 기기분이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서 면취되는 OLEDoS의 양은 D램이나 시스템반도체 보다 훨씬 적다”며 “다이 사이즈가 커질수록 테두리 부분에서 손실 면적이 커지는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는 확장현실(XR) 기기 출하량이 올해는 지난해 1100만대보다 13% 줄어든 960만대를 기록하고, 내년에 114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t;자료=CCS인사이트&gt;<br>

 

올해 AR 및 VR 기기 출하량 1140만대

 

시장조사업체 CCS인사이트는 지난해 AR 및 VR 기기 출하량이 960만대 정도라고 추정했다. 이는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전년 대비 13% 역성장한 것으로, CCS인사이트는 올해 출하량은 1140만대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봤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가 A2 라인 개조를 통해 현재 XR(AR 및 VR 포함) 시장 규모에 공급하기에는 충분하다. 반대로 말하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조분 외에 더 이상 A2에서의 OLEDoS 라인 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대신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A1 공간에서 RGB(적색⋅녹색⋅청색) 타입의 OLEDoS 양산에 더 집중할 전망이다. RGB 타입 OLEDoS는 A2의 WOLEDoS 대비 휘도(밝기)가 더 높다. 소비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며, 야외 시인성이 중요한 AR 기기에 훨씬 적합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KIPOST 2022년 10월 25일자<파편화하는 AR⋅VR 전용 디스플레이 기술> 참조).

또 다른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삼성디스플레이는 RGB OLEDoS가 궁극적인 지향이며 WOLEDoS는 XR 시장 진입을 위한 초기 솔루션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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