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으로 만든 섀도마스크. 사진은 OLED용 섀도마스크와는 관련 없음.
납으로 만든 섀도마스크. 사진은 OLED용 섀도마스크와는 관련 없음.

국내 한 벤처기업이 이온빔 식각법을 이용해 FMM(파인메탈마스크⋅섀도마스크)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 FMM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적⋅녹⋅청색 화소를 정확한 위치에 패터닝하는데 사용하는 부품이다. 현재 일본 업체들이 사용하는 습식 식각법은 수율이 낮고, 초미세 패턴을 만드는데 불리하다는 점에서 다양한 새 방식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온빔 기술 전문업체 볼트크리에이션은 이온빔 식각 기술로 FMM 양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온빔은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이용해 방향성을 갖게 만든 이온의 흐름을 뜻한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 이온을 주입하거나 불순물을 제거할 때 이온빔을 가속해 사용한다. 

FMM 제조에는 그동안 전통적인 습식 식각 방식만 사용됐으며, 이온빔과 같은 건식 기술이 양산에 적용된 바는 없다.

볼트크리에이션의 이온빔 식각은 감광액(포토레지스트)을 인바(invar) 표면에 코팅하고, 노광하는 공정까지는 종전 습식 식각과 동일하다. 다만 최종적으로 인바 금속을 긁어내는 과정에서 약품이 아닌 이온빔이 사용된다는 게 다르다.

이온빔을 이용해 2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패턴을 구현한 모습. /사진=볼트크리에이션
이온빔을 이용해 25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패턴을 구현한 모습. /사진=볼트크리에이션

이온빔은 감광액이 묻지 않은 부분을 선택적으로 식각(충돌)함으로써 초미세 패턴을 따낸다. 순수하게 물리적 방식의 식각인 셈이다. 통상적으로 물리적 식각은 미세 패터닝에 유리하지만 식각 선택비(Selectivity)와 공정속도는 좋지 못하다. 

볼트크리에이션은 자체 개발한 이온빔 장비로 750PPI(1인치 당 픽셀 수)급의 FMM을 구현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하이엔드급 OLED에 사용하는 FMM의 PPI는 600 안팎에 그친다. FMM의 PPI가 높을수록 고해상도 OLED 생산에 유리하다.

이처럼 이온빔을 이용한 식각법은 기존 습식 식각에 비해 수율이 높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습식 식각은 패턴이 미세화할수록 수율이 떨어지는데, 20~30µm 홀을 가공 해야하는 최근에는 수율이 10~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볼트크리에이션은 자사 기술로 70% 수율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밀도 플라즈마를 이용하는 일반 건식 식각에 비해 저온에서 공정이 진행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밀도 플라즈마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챔버를 고온으로 가열해야 하고, 이는 인바 같은 금속에 열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볼트크리에이션은 이온빔 장비는 폴리머를 가공할 수 있을 정도의 저온에서 공정을 진행함으로써 이 같은 불량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는 FMM 사업과 별도로 비말 방지 마스크를 이온빔 장비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온도에 민감한 폴리머를 가공할 수 있을 만큼의 저온 공정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인바에 열변형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최상준 볼트크리에이션 대표는 “이온빔 기술을 이용하면 FMM 생산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FMM 뿐만 아니라 금속부터 필름까지 다양한 물질에 적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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