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에서도 녹지 않는 구리로 다이 보호
기존 솔더볼 대비 가격 수십배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적층해 만드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SiP(시스템인패키지)⋅PoP(패키지온패키지) 등이 일반화되면서 솔더볼에도 새로운 특성이 요구되고 있다. 고온의 표면실장 공정 중에 솔더볼이 완전히 녹으면 패키지 내부의 다이(Die)에 데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CCSB(Copper Core Solder Ball)의 용처가 늘고 있는 것이다. 

CCSB. /사진=덕산하이메탈
CCSB. /사진=덕산하이메탈

CCSB, 기존 솔더볼 대비 가격 50배

 

복수의 반도체를 적층할 때 솔더볼의 고질적인 문제는 솔더볼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융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기종 반도체간 패키지는 최고 240℃ 안팎의 온도에서 진행된다. 솔더볼이 필요 이상으로 녹아버리면 인접한 솔더볼끼리 붙거나 내부의 반도체 다이로 침투해 버릴 수 있다. 

최근 반도체 패키지의 회로 간 거리가 더 좁혀질 수 없을 만큼 미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솔더볼의 과잉 융해는 인접 회로로의 침범이 일어나기 쉽다. 

CCSB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5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특수 솔더볼이다. 내부에 구리가 핵심(코어)을 이루고 있고, 솔더는 외부에 도금 형태로 코팅해 만든다. 솔더가 융해되면서 접착력을 만들면, 실제 신호전달은 구리를 통해 이뤄진다. 구리는 1000℃ 안팎까지 녹지 않기 때문에 과잉융해가 일어날 일도 없다. 

PoP 패키지의 일반적인 형태. 2층의 솔더볼이 완전히 녹으면 반도체 다이에 데미지를 준다. /자료=KIPOST
PoP 패키지의 일반적인 형태. 2층의 솔더볼이 완전히 녹으면 반도체 다이에 데미지를 준다. /자료=KIPOST

스마트폰용 AP나 SiP는 여러 반도체를 적층하며 고온을 가하기 때문에 각 반도체 기판 사이를 지지하는 솔더볼로 CCSB가 제격이다. 

그동안 업체간 경쟁 탓에 폭락한 솔더볼 가격에 비해 CCSB 가격이 50배 가량 높다는 점에서 솔더볼 업체들도 CCSB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솔더블 시장은 일본 센쥬메탈과 국내 덕산하이메탈⋅엠케이전자를 비롯해 다수 업체가 포진해 있다. 이 때문에 100만개 가격이 8~10달러 수준(100μm 제품 기준)까지 내려왔다. 솔더볼은 매년 통상 5~10%의 단가인하가 이뤄진다. 

이에 비해 CCSB의 가격은 100만개당 최대 500달러에 달한다. 일반 솔더볼 대비 50배 가량 비싼 셈이다.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고, 이 역시 단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겠으나 낮은 수익성을 감내해 온 솔더볼 업계에는 효자 아이템이다.  

CCSB는 센쥬메탈이 2015년을 전후해 가장 먼저 양산했고, 그 뒤를 엠케이전자⋅덕산하이메탈이 잇고 있다. 엠케이전자 관계자는 “CCSB는 아직 적층 패키지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향후 적층 패키지 종류와 생산량이 늘수록 CCSB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5D 및 3D 적층 패키지 시장은 28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오는 2024년 73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SiP 산업도 작년 141억달러에서 2024년 177억달러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업계가 실리콘 공정에서 기술적 한계에 봉착하자 첨단 패키지 기술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어 향후 2.5D 및 3D 침투율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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