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수소차 플랫폼 공유 가능
2024년까지 개발 완료 예정

복합소재 전문업체 한국화이바가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를 개발한다.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는 기존 수소 저장용 압력용기 대비 직경을 크게 줄여 전기차 플랫폼과 공유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한국화이바가 개발 중인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 /사진=KIPOST
한국화이바가 개발 중인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 /사진=KIPOST

한국화이바, 얇은 호스 형태 수소 저장장치 개발

 

수소 저장장치는 수소차 내에서 수소를 저장했다가 연료전지 안으로 공급해주는 원통형 용기다. 최근 상용화된 수소차에 장착된 수소 저장장치는 비금속 재질 라이너 외부를 탄소섬유로 여러번 감아서 만든다. 

현대차 ‘넥쏘’에는 52리터 크기의 수소 저장장치 3개가 들어가는데, 700기압(대기압의 700배)을 견뎌야 하는 만큼 탄소섬유가 두껍게 감아져 있다. 이 때문에 원통 직경이 커질 수 밖에 없으며, 넥쏘에는 직경 350㎜ 안팎의 수소 저장장치가 탑재됐다. 

이처럼 비대한 수소 저장장치는 자동차 내부 공간 디자인에 불리하다. 수소 저장장치에 공간을 할애할수록 승객용 공간은 좁아지기 때문이다. 넥쏘는 3개의 수소 저장장치를 뒷좌석 아래와 트렁크 공간에 장착했다. 트렁크 공간이 협소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한국화이바가 개발하는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는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수소 저장장치를 직경 100㎜ 이내로 줄이는 대신 길이를 길게 만들면, 차 바닥 공간에 밀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넥쏘 하부의 수소탱크. 차 한대 당 3개의 수소탱크가 장착된다. 거대한 수소탱크 탓에 트렁크 공간이 줄어든다. /사진=KIPOST
넥쏘 하부의 수소탱크. 차 한대 당 3개의 수소탱크가 장착된다. 거대한 수소탱크 탓에 트렁크 공간이 줄어든다. /사진=KIPOST

현대차가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나 독일 폴크스바겐의 ‘MEB’도 차 바닥 공간이 배터리 탑재를 위해 비워져 있다.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를 이 공간에 장착하면, 수소차 출시를 위해 따로 플랫폼을 개발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차 ‘아이오닉5’ 배터리 공간에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를 깔고, 연료전지만 탑재하면 바로 수소차로 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기차와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수소차 개발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한국화이바측 설명이다. 

다만 기존 수소 저장장치에 비해 직경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 탓에 내구성과 저장용량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직경을 축소하면서 수소 저장용량이 줄면 수소차 주행거리도 줄어들고, 이는 상품성을 저해하게 된다.

한국화이바는 지난해 국책과제 개발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 개발에 착수했다. 오는 2024년 연말까지 해당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제품 개발 후에는 가스안전공사 인증도 추진한다. 국내 수소차에 장착되기 위해서는 가스안전공사 에너지안전실증연구센터의 인증이 필요하며, 해외서는 유럽 ‘EC79’ 인증이 통용된다. 

한국화이바 관계자는 “2024년 연말까지 비정형 수소 저장장치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인증까지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화이바는 지난해 12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플라즈마 전원장치 공급업체인 뉴파워프라즈마가 인수했다. 뉴파워프라즈마는 탄소섬유 제조장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수소 저장장치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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