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1700억원 투자
올 하반기 착공, 2024년 양산 목표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세운다. 연간 전기차 약 15만대에 탑재 가능한 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진출을 통해 두 업체는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으로의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연간 10기가와트시 배터리셀 생산 계획...2024년 상반기 양산 목표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설립한다고 29일 밝혔다. 두 업체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 협약 체결에 앞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해 약 11억달러(1조17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합작공장 지분은 두 업체가 각각 50%씩 보유한다. 

합작법인은 오는 3분기 설립을 완료한 이후 4분기 본격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3년 상반기 완공,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은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셀 업체의 첫 해외 합작 법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각종 세제 혜택 제공 예정

앞줄 왼쪽부터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뒷줄 왼쪽 화면),
토토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영배터리 코퍼레이션(IBC)
CEO(뒷줄 오른쪽 화면)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협약식에 참석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합작법인에 일정 기간 법인세 및 각종 설비·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전기차 관련 세제 혜택 강화 등을 제공한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니켈 매장량·채굴량 1위 국가다.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관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힌다. 

특히 2019년 8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산업 육성 및 보급 확대를 위한 대통령령을 공포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 제공 기준이 되는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동차 세제 법안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전기차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10기가와트시 생산 목표...2024년 생산 전기차부터 적용 

합작공장이 들어서게 될 카라왕 산업단지 및 현대차 공장 위치.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총 33만㎡의 부지에 연간 전기차 배터리 약 15만대분 이상인 10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신기술이 적용된다. 고함량 니켈에 코발트·망간의 출력을 높이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주는 알루미늄을 추가한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 및 기아의 E-GMP 적용 전기차를 시작으로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된다. 이번에 합작공장이 설립되는 곳은 카라왕 지역(Karawang Regency)이다. 브카시, 치키랑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 산업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합작공장이 들어서게 될 산업단지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중심부에서 남동쪽으로 약 65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공항·항구·고속도로 등 주요 교통망 또한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다. 

 

아세안 시장 전략적 요충지 인도네시아...각종 관세 혜택 기대

현대자동차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아세안 시장은 완성차에 대한 역외 관세가 최대 80%로 관세 장벽이 높지만 아세안자유무역협약(AFTA) 참가국 간에는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무관세 혜택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할 경우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양측은 이번 합작공장 설립을 계기로 아세안 시장 공략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강력한 리더십 확보를 위해 지난 10년 넘게 이어온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산업 글로벌 톱티어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기술력과 당사의 오랜 기간 축적된 완성차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기술력·최고 수준의 품질을 모두 갖춘 배터리의 안정적 확보를 통해 전기차 제품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전기차 핵심 시장이 될 아세안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 및 완성차 그룹 간의 첫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양측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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