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전세계 최초 렌즈 프리 셀 카운터 출시
"IEC 표준특허 통해 게임 체인저 될 것"

현미경 없이 CIS(CMOS 이미지센서)만을 이용해 세포를 계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포 계수는 임상에서 혈액세포 농도를 확인하거나, 연구영역에서 세포와 관련한 실험을 실시할 때 수행한다. 

그동안 대물렌즈⋅접안렌즈가 장착된 값비싼 현미경이 필요했으나, 앞으로는 CIS만으로도 간단하게 세포 계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솔, 렌즈 없이 이미지 센서만으로 세포 관찰

SK하이닉스의 CMOS 이미지 센서. /사진=SK하이닉스

바이오센서 전문업체 솔(SOL)은 CIS를 기반으로 바이오 기기 및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세포 계수장치(셀 카운터, Cell Counter) 판매를 시작했다. 솔이 자체 개발한 CIS가 내장되어 렌즈 없이 오직 반도체만으로 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 

보통 세포 관찰을 위해서는 대물렌즈와 접안렌즈가 결합된 현미경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솔의 셀 카운터는 렌즈를 모두 빼고 CIS 칩만 내장했다. 실리콘화일과 카이스트에서 20년 가까이 반도체를 연구를 한 이종묵 솔 대표는 "솔이 개발한 CIS는 기존 CIS와는 조금 다른 구조"라고 설명하며 "우리는 이를 바이오 인포메이션 센서(Bio Information Censor)'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솔의 CIS 기반 셀 카운터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선 과거 필름 카메라를 떠올리면 된다. 디지털 카메라로의 전환 이전까지만 해도 카메라는 필름을 통해 이미지를 현상했는데 빛을 필름에 쏘이면 얇게 도포돼 있는 화학 약품이 반응하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식이었다. 

솔의 셀 카운터는 CIS가 이 필름의 역할을 대신한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셀 카운터 기기에 세포 샘플 키트를 집어넣은 후 내부에서 광원을 쏘아 CIS에 찍어내는 비교적 간단한 원리다. 이 대표는 "지금껏 작은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렌즈가 필요했지만 고정된 생각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직접 세포 쪽으로 들어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세포에 가까이 다가가 세포 형상을 CIS에 필름처럼 찍어내는 원리"라고 말했다.   

솔의 셀 카운터. /사진=솔
솔의 셀 카운터. /사진=솔

CIS 픽셀 사이즈가 세포 크기보다 컸던 과거에는 이렇게 세포를 찍어내도 뭉툭한 하나의 점으로밖에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화소 수가 증가함에 따라 픽셀 사이즈가 더욱 미세화되었고 이제는 세포 중 가장 크기가 작다고 알려진 적혈구(약 7μm)보다 작은 1μm 수준까지 CIS 픽셀의 크기가 작아져 해당 기술이 가능해졌다. 

솔의 셀 카운터는 기존 현미경 기준으로 대물렌즈 최대 5배율, 접안렌즈 최대 10배율 정도까지 세포 확대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세포 크기를 50배율까지 확대해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오종원 솔 이사는 "보통 현미경은 10배율에서 1000배율까지 사용되는데 평균적으로 50배율 정도까지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솔의 셀 카운터가 기존 바이오 연구 분야 현미경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확도는 2.8배에서 10배 가량 높다는 것이 솔 측 설명이다.  

솔은 현재 자체 개발한 CIS를 SK하이닉스를 통해 공급받고 있다. 아직은 초기 물량이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자사 CIS 양산 라인에서 솔의 칩 제작을 위해 공정을 일부 전환해 공급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대표는 "공정을 전환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서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SK하이닉스 또한 반도체와 바이오 결합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표준특허 선점 통해 게임 체인저 될 것" 

세포 배양액이 주입되는 카트리지. /사진=솔 

세포 관찰은 바이오 연구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기기 제조사 및 모델별로 상이한 결과값을 내놓는 탓에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종묵 솔 대표는 "같은 환자에 대해서도 장비마다 전혀 다른 값을 내놓고 있다"며 "표준특허를 통해 해당 분야 표준화를 이루어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솔은 현재 렌즈 프리 이미지센서를 활용한 세포 계측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표준특허를 보유 중이다. 세포를 측정하는 방법과 기기의 성능을 평가하는 국제 기준을 마련해 장비 간 호환성과 품질 균일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솔의 셀 카운터 가격은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 업체 장비 대비 절반 수준이다. 향후 시장 점유율 확보 차원에서 가격 경쟁력을 더욱 낮추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이 대표는 "향후 어떤 방식을 선택할 지는 아직까지 고민 중"이라면서도 "표준특허를 통해 해당 분야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솔은 오는 2023년 위암 진단 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프로토콜 제품을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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