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QR코드 인식에 AI기술 결합
"위챗페이부터 IoT전반에 활용될 것"
"시스템 반도체 하부 생태계 더 단단해져야"

올해 CES(북미소비자가전박람회) 트렌드 중 하나는 센서에 AI(인공지능)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스위스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센서에 간단한 머신러닝 코어를 결합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독일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도 공작기계 자체에 AI칩을 탑재했다. 센싱한 데이터를 기계 자체에서 바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위챗페이. /사진=텐센트
위챗페이. /사진=텐센트

수많은 센서 중 이미지 센서에 AI를 결합한 국내 스타트업이 있다. 초저전력 인지센서로 엣지(Edge) 시장 공략에 나선 유엑스팩토리다. 박준영 유엑스팩토리 대표를 만나 인지센서 기술과 시장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AI칩으로 초저전력 구현

 

유엑스팩토리가 개발한 '인지' 센서는 말 그대로 사물⋅사람⋅QR코드 분별에만 사용되는 센서다. 기존 CIS(CMOS 이미지센서) 옆에 자리하게 된다.

유엑스팩토리는 인지센서에 사용되는 전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다. 배터리로 구동되는 디바이스에서 저전력은 제품의 성능과 직결된다. 위챗페이나 카카오페이가 인지센서로 구동된다 가정했을 때 일일이 켜고 끄는데 전력소모량이 많다면 인지센서로서의 장점은 빛을 잃는다.

유엑스팩토리 초저전력 솔루션 관련 설명./자료=유엑스팩토리
유엑스팩토리 초저전력 솔루션 관련 설명./자료=유엑스팩토리

유엑스팩토리는 초저전력 구현을 위해 회로를 단순화했다. 이미지센서에 AI기술을 접목했기에 가능했다. 인지센서 내 AI칩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거쳐 NPU에서 인식하던 복잡한 처리과정을 건너 뛰고 스스로 사물을 인식한다. 전력을 많이 소모하던 AP가 굳이 동작하지 않아도 되기에 전력소모량을 대폭 낮출 수 있다.

박준영 유엑스팩토리 대표는 "굳이 고화소가 필요하지 않은 얼굴⋅QR코드 인식에 AI기술을 결합해 전력 효율성을 높였다"며 "기존 센서 전력의 100분의 1 수준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최대 10mW(밀리와트)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엑스팩트리는 올 상반기 내에 AI칩 시제품을 생산 계획이다.

박준영 대표는 중국의 대표 간편 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 등 다양한 인식 결제 시장에서 인지센서가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박 대표는 "중국에서 QR코드 등 인식결제가 보편화돼 있는데 일일이 켜고 끄는 데 불편함이 있다"며 "초저전력 인지센서로 카메라에 센서를 대기만 해도 결제되는 시스템이 있다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IoT (사물인터넷)시장 전반에서도 인지센서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족 구성원이 들어오거나, 병원에서 사람이 넘어지는 등 행동⋅물체⋅얼굴⋅목소리 인식 등에 초저전력 센서가 실시간 작동하는 원리다. 

박 대표는 “간편하게 인지만 할 수 있는 센서의 사용 범위는 넓다”며 “공장⋅수도⋅가스 등 설비에서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인지센서를 부착해 위험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구현 위한 통합 솔루션 제공

 

유엑스팩토리는 AI 구현을 위한 통합 솔루션 제공에 주력한다. AI반도체 칩 기반 하드웨어부터 AI알고리즘⋅API등 소프트웨어까지 AI서비스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AI칩을 만들어서 고객사에 제공해도 이를 활용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통합 솔루션 제공에 나서게 됐다.

박 대표는 “엣지에서 AI 구현에 있어 AI칩이 없어서도 안 되지만, AI칩만으로도 안 된다”며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사가 엣지 AI서비스를 더 빠르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엑스팩토리는 2015년 8월 설립된 모바일⋅엣지용 AI 가속 반도체 설계⋅공급 회사다. 엣지 AI 컴퓨팅 솔루션을 구성하는 저전력 이미지 센서부터 AI 가속 회로⋅ S/W프레임워크까지 폭넓은 기술력 확보에 주력한다. 박준영 대표는 2014년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박사과정을 졸업 후 AI ASIC(주문형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6건 이상의 반도체 설계 프로젝트 리더로 일한 경험이 있다.

AI엣지 솔루션 관련 설명./자료=유엑스 팩토리

한편, 박 대표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가 성장하기 위해 반도체 하부 생태계 역시 중요함을 강조했다. NPU라는 칩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주변 부품 간 인터페이스가 중요한데 이를 공급하는 하부 생태계는 빈약하다는 것이다. 결국 시제품을 생산해도, 양산까지 비용이 많이 들고 그 과정에서 무너지는 기업들이 많음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메모리 컨트롤러처럼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반도체 설계를 위한 구성 요소들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들 역시 지원받고 성장할 수 있어야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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