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에도 제때 양산 시작... 수율은 TSMC보다 낮아
되살아나는 엑시노스... 스냅드래곤 대비 동급 그 이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당초 예상보다 한달여 빨리 5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 스케줄을 가까스로 총족할 수 있게 됐다. 

 

삼성, 5나노 공정 양산 돌입

삼성전자는 이달 1세대 5나노 공정인 5LPE(Low Power Early) 공정을 양산 체제로 전환하고 웨이퍼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업계 예상보다 한 달 가량 빠르다.

5나노 공정 구축을 시작하면서 삼성전자가 최초에 수립한 대량 양산 시점은 9월, 즉 이 달이 맞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장비 반입이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고, 삼성전자는 업계에 10월께 양산을 시작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KIPOST 6월 2일자 <윤곽 드러난 삼성 5나노 고객사... ‘LPI’ 포함한 3가지 버전으로 출시> 참고)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브랜드 '엑시노스'./삼성전자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브랜드 '엑시노스'./삼성전자

이같은 상황에도 일정을 앞당긴 건 갤럭시S 시리즈 출시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5나노 공정은 한 번 웨이퍼가 투입돼 다시 나오는 데 석 달 가량이 걸린다. 패키지에 테스트, 스마트폰 조립까지 해야하니 10월에 양산하면 일정을 맞추기가 빠듯하다. 

현재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 수율은 TSMC보다 20% 가량 떨어지지만, 연말이 되면 TSMC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코로나19로 인해 10월께나 대량 양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사장이 거의 매일 라인을 들러 현황을 챙길 정도로 애를 썼다”고 전했다.

 

첫 고객사, 시스템LSI 사업부와 퀄컴

첫 고객사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퀄컴이다. 두 회사 모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납품하는 모바일 AP를 맡겼다. 

주목해야할 건 물량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올해 초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내수용 모델에서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를 배제하고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전량 채택했다. 지난달 나온 갤럭시노트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엑시노스의 비중이 줄어든 건 낮은 성능 때문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990’은 경쟁작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65’ 대비 성능이 훨씬 뒤쳐졌다. 이후 차세대 모델로 퀄컴은 ‘스냅드래곤865플러스’를 내놨지만, 차기작 ‘엑시노스992’의 개발이 밀리면서 시스템LSI 사업부는 기존 990을 납품할 수밖에 없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5나노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는 건 퀄컴의 ‘스냅드래곤875’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엑시노스1000’이다. 

올해보다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비중이 늘었다. 두 회사 모두 Arm의 신규 맞춤형 코어 모델인 ‘코어텍스-X1’을 쓰는데, ‘엑시노스 1000’이 ‘스냅드래곤875’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옐로 카드’를 받았던 시스템LSI 사업부가 준비를 단단히 했다”며 “제품 개발이 늦어 갤럭시노트에도 들어가지 못했던 ‘엑시노스992’는 갤럭시S 시리즈가 아닌 갤럭시A 시리즈 등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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