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래 TV 시장의 침체로 러에코(LeEco)·샤오미(Xiaomi) 등 기업이 판매하는 ‘인터넷 TV’  비즈니스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 인터넷TV 업계는 한 때 높은 가성비 등을 강점을 중국 TV 시장의 전통적인 가전 공룡을 위협하는 돌풍이자 대형 LCD 수요군으로 자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 년 만에 상품 모델의 하이엔드화와 패널가의 장기적인 인상으로 인한 판매가 인하 출혈 경쟁, 공짜 TV 하드웨어 증정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손실의 늪에 빠진 상태다.


중국 업계에서는 인터넷TV 비즈니스의 손실 원인으로 현재의 수익 모델이 예측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가격 인하 출혈 경쟁이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몇 년간 이룬 고속 성장 이후 올해 인터넷TV 브랜드의 기세가 크게 꺾여 판매량 하락뿐 아니라 손실 폭도 확대되고 있다. 러에코를 예로 들면 올해 상반기 TV 판매량은 100여만대로 목표치 였던 700만대에 턱도 없이 모자랐다. 지난해 러에코의 판매량은 500만대였으며 연간 판매량 목표는 600만대 였다. 러에코 이외에 다른 기업의 상황도 비관적이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주요 원인은 우선 패널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패널 가격의 상승 때문에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면서 TV 하드웨어를 추가로 증정하는 식의 인터넷TV 업계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진 것이다. 원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출혈 경쟁 속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모델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패널이 전체 TV 셋트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번에 이어진 패널가 인상 주기는 14개월에 이르러 지난 5년 이래 가장 길었다. 인터넷TV 기업의 고초가 커진 배경이다.


중국 시그마인텔(Sigmaintell)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월 32인치, 40인치 LCD TV 패널 원가는 70~100% 오른 상태다. 50인치, 60인치 대형 LCD 패널 원가는 30% 상승했다. 패널 원가의 평균 인상폭은 40%를 넘었다.

 

▲대표적 인터넷TV 기업인 러에코의 55인치 제품. /러에코 제공



중국 금융 및 업종 시황 전문 언론인 중국증권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터넷TV의 발전 전망은 긍정적이나 그 과정에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설령 지금의 수익 모델이 바뀐다고 해도 이익을 남기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중국 TV 업계는 주로 두 분류로 나뉜다. 한 분류는 기존 가전업계 TV 기업이고 두번째는 순수 인터넷TV 기업이다. 상대적으로 기존 가전업 기업의 경우 재료 원가 상승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크다. 기존 가전업계의 대표 업체 격인 TCL을 예로 들면 생산 및 제조와 판매 유통 주도권을 갖고 있어 대량 구매를 통해 주요 협력업체에 압력을 행사하고 원가를 낮출 수 있다. 생산 효율을 높이거나 협력업체 관리를 개선하는 방식 등으로 내부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있다.


TCL 같은 기존 가전 TV 기업의 경우 패널 구매량도 수 백만 장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인터넷 기업의 TV 패널 구매량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어 협상 주도권을 갖기 어려우며 패널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부득불 제품 판매가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를 증명하듯 러에코 슈퍼TV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모든 제품 모델 가격이 100~300위안씩 인상됐다. 패널 가격 상승 탓이다. 샤오미 역시 산하 TV 브랜드 제품 가격을 인상했으며 인상폭은 대당 300위안에서 많게는 700위안에 이르렀다. 올해 이래 인터넷TV 브랜드 모델은 대부분 가격이 상승했으며 상승폭은 7~10% 수준이다.


결과적을 인터넷TV 기업의 경영난은 심각해지고 있다. 콘텐츠로 수익을 내면서 하드웨어 손실을 막아내야 하는데 이 모델은 사용자 수가 많아야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는 점이 병목이었다. 사용자 수가 확보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드웨어 판매가가 원가를 밑돌면서 연구개발 비용이 부족해지고 사용자들의 불만도 커졌다. 콘텐츠 소비의 확대도 예상처럼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콘텐츠 생태계가 열악했다. 독자적인 콘텐츠와 외부 콘텐츠를 막론하고 투입 자금이 필요했다.


많은 인터넷TV 기업 회원들이 콘텐츠 부족을 탓하기 시작했고 기존 TV 프로그램만 시청했다. 한대 3999위안(약 67만1072원)인 TV의 회원 가입 가격이 299위안(약 5만 원)으로 비교적 비싼 편이지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별로 없다는 점은 소비자의 원성을 사기 시작했다. 이러한 악순환은 인터넷TV 기업의 경영난을 심화시켰다.


이에 향후 기존 TV 기업이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인터넷 기업이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이 인터넷TV 산업의 바른 발전 방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TV 산업의 단기적인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지만 수익 모델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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