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움, 도전성본딩필름(CBF) 이어 스마트폰용 '글라스틱' 필름 상용화
둘 다 일본 업체가 과점하고 있던 품목… 고주파·저주파 EMI 차폐재도 개발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로 하이테크 재료 국산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재료 스타트업 엔트리움이 주목 받고 있다. 

반도체용 전자파잡음(EMI) 차폐재로 SK하이닉스로부터 ‘기술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이 회사는 최근 일본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는 재료를 개발, 연이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엔트리움, ‘日 천하’ 재료 연이어 상용화

 

삼성전자의 갤럭시A50의 뒷판(Back Plate)에는 글라스틱 필름이 붙여져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A50의 뒷판(Back Plate)에는 글라스틱 필름이 붙여져 있다./삼성전자

엔트리움(대표 정세영)은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용 백커버 필름을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도전성 본딩 필름(CBF)에 이어 일본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던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엔트리움은 지난 2013년 설립된 재료 스타트업이다.

스마트폰 백커버 필름은 경도를 높인 플라스틱 소재로 유리 같은 광택과 촉감을 가지고 있다. 강화유리처럼 외부 충격에 의해 쉽게 깨지지 않고 생산 비용도 줄일 수 있어 채용량이 늘고 있다. 현재는 일본 MSK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삼성에서는 이를 ‘글라스틱’이라고 부르는데,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A50 시리즈에도 글라스틱이 적용됐다. 

엔트리움은 폴리카보네이트(PC)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를 합성한 플라스틱 재료로 5G 스마트폰용 백커버 필름을 상용화했다. 

또다른 글라스틱 소재인 ‘PC+PMMA((Polymethyl methacrylate)’보다 성형성이 좋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도 적용 가능하다. PC+PMMA 기반 글라스틱은 엣지(Edge)처럼 굴곡이 있는 형태로 만들 때 휘어지는 쪽이 들뜨는 문제가 발생한다.

유전율도 낮다. 5G 이동통신은 회절성이 떨어지는 고주파를 쓰기 때문에 유전율이 높은 기판을 쓰면 신호가 튕겨져나가 스마트폰 안테나가 신호를 잘 잡아내지 못한다. 여기에 전자파 차단 및 열전도층도 선택적으로 내장할 수 있게 해 발열이 심한 5G 스마트폰에도 쓸 수 있게 했다.

앞서 이 회사는 일본 타츠타(TATSUTA)와 토요(TOYO)가 시장을 80% 이상 점유하고 있는 CBF를 개발, 중국에 납품하고 있다. CBF는 연성인쇄회로기판(FPCB)과 스테인리스스틸(SUS) 등의 보강판을 붙여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EMI 차폐 기능도 하는 재료다. 카메라 모듈, 커넥터 등에 들어간다. 

정세영 엔트리움 대표는 “국내 대기업 및 필름 업체들과 협업해 저유전율 소재 기반 백커버 필름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연내 중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I 차폐재도 업그레이드… 고주파+저주파 동시에

 

애플은 자사의 기기에 전자파잡음(EMI) 차폐 기술을 적용,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맥 미니(Mac mini)./iFixit
애플은 자사의 기기에 전자파잡음(EMI) 차폐 기술을 적용,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고 있다. 사진은 애플의 맥 미니(Mac mini)./iFixit

스프레이 방식 EMI 차폐재도 업그레이드됐다.

엔트리움은 대형 스마트폰 업체의 요구로 고주파와 저주파를 동시에 차단하는 EMI 하이브리드 차폐재를 개발했다. 안전과 안정성이 극도로 중요한 자동차와 우주·항공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상용화는 내년이다.

EMI 차폐는 저주파(100㎑~30㎒)와 고주파(30㎒~100㎓)에 따라 방식이 다르다. 고주파는 신호를 튕겨내는 방패(Shielding) 같은 방식이고, 저주파는 신호를 흡수(Absorption)하는 방식이다.

두 방식의 성격이 다른만큼 차폐재의 소재도 다르다. 고주파를 튕겨낼 때는 금속 계열 소재를 쓰고, 저주파를 흡수할 때는 탄소계 복합물질을 쓴다. 회사는 은(Ag)을 각각의 특성에 맞는 재료로 코팅, 저주파·고주파를 모두 막을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회사는 스프레이(Spary) 방식의 고주파 EMI 차폐재를 개발했다. 스프레이 방식은 공정 시간이 짧고 기존 스퍼터(Sputter) 대비 비용도 60%로 저렴하다. 높은 종횡비(A/R) 덕분에 표면에서 측면까지 고르게 소재를 도포할 수 있다. 하반기 낸드플래시 패키지에 적용될 예정이다.

경쟁사들이 연이어 스프레이 방식 EMI 차폐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지만 양산 승인이 난 건 이 업체 뿐이다. 

정 대표는 “도전성 입자부터 바인더·용제·첨가제 등 기본 재료부터 분산·배합 등 재료를 다루는 기술까지 모두 집약해야 해 기술 난이도가 높다”며 “신뢰성 시험과 양산 시험을 모두 통과한 업체는 엔트리움 뿐”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협력해 EMI 저주파 흡수재도 개발 완료했다. 시트(Sheet) 형태로 전력 증폭기(PA)나 무선충전 안테나 위에 덧붙이는 용도다.

그는 “반도체용 EMI 차폐재는 일본 업체들보다 기술력이 월등히 앞서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EMI를 넘어 종합 소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