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갤럭시S’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유기재료 세트 ‘M9’의 적용 시기를 재조정한다. 이미 대부분의 M9 공급사는 선정 작업이 마무리됐으나, 양산성 검증 등 최종 작업을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촉박하기 때문이다.


내년 상반기 이뤄질 애플 향(向) 새 유기재료 세트(코드명 LT-3) 개발 시간 확보를 위해 M9 개발을 다소 서두른 감도 없지 않다.


▲OLED용 유기재료. /머크 제공



M9 공급사 윤곽...레드 호스트 제외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M9용 유기재료를 공급할 협력사 리스트를 대부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 업체가 없는 도판트(dopant)는 기존 M8 협력사들을 그대로 승계했다. 적색⋅녹색 인광 도판트는 미국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가, 청색 형광 도판트는 SFC, p도판트 공급사는 노발레드(삼성SDI 자회사)가 각각 공급사 지위를 차지했다.


경합이 치열해 관심을 끌었던 녹색 호스트(host)는 일본 신일철주금이 선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녹색 호스트 공급사 지위를 놓친 삼성SDI는 이번에 재기를 시도했으나 다음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덕산네오룩스와 미국 다우케미칼이 경쟁 중인 레드 호스트는 아직 협력사를 완전히 선정한 것은 아니나 덕산네오룩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 샘플을 제공한 이후 신뢰성 테스트에서 덕산네오룩스와 다우케미칼이 서너번 희비가 엇갈렸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향 레드 호스트를 덕산네오룩스로부터, 애플 향은 다우케미칼에서 구매한다.

▲전통적인 OLED 구조. 삼성디스플레이는 HTL과 EML 사이에 프라임 재료를, EML과 ETL 사이에는 A-ETL 재료를 증착한다. /excilight.com



다만 전자방어층(EBL) 재료 중 적색(레드 프라임)은 덕산네오룩스의 공급이 확정됐다. EBL 중 녹색은 머크, 청색은 이데미츠코산이 각각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EBL은 정공수송층(HTL)과 발광층(EML) 사이에서 전자의 범람을 막아주는 소재다.


HTL과 A-ETL은 M8과 마찬가지로 두산전자가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2월까지 신뢰성 평가를 계속한 뒤 연말에 최종 공급사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9 본격 적용은 2019년 모델부터...1년 연기



▲각 사 유기재료 적용 시기. /KIPOST



다만 올 연말에 M9 공급사를 최종 확정한다고 해도 실제 적용은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 시리즈가 아닌 2019년 모델부터 해당될 예정이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초 M9 개발에 나서면서 세웠던 계획과 비교하면 정확히 1년 연기된 것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가는 유기재료 세트는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9(가칭)’과 ‘갤럭시노트9(가칭)’까지는 M8이 그대로 사용된다. (6월 9일자 “삼성디스플레이, 갤럭시S용 유기재료 M8→M9 조기교체” 참고)


삼성디스플레이가 내후년에 적용할 유기재료 세트 개발을 올해 조기에 마무리 한 것은 내년 상반기 애플향 유기재료 개발을 위해 시간을 확보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올 연말 출시될 ‘아이폰X’ 대비 성능⋅수명이 향상된 OLED를 내년 신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유기재료 세트 이름은 LT-3로 명명됐다. LT-3는 내년 초 바로 협력사 선정 작업과 신뢰성 테스트를 시작한다.


▲아이폰X. /애플 제공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에 적용된 ‘LT-2(프로젝트명 썬플라워)’ 개발을 위해 막판까지 극심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내년에도 LT-3 개발 작업이 지연된다면 자칫 M9 개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M9 개발을 조기에 마무리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M8 협력사들로서는 1년 간 시간을 벌게 됐다”며 “내년에는 LT-3 공급사 지위를 득하기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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