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 (kipost.net)] LG디스플레이가 구글과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구글은 지난 10월 출시한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픽셀’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를 탑재했다. 내년부터는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에서 공급받고, 내후년에는 LG디스플레이 수급 비중을 크게 높일 계획이다. 


양사는 이를 위해 공급 계약 체결을 추진 중이며, 경북 구미 E5 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시험 생산한 롤러블 OLED. /LG디스플레이 제공




“E5 생산능력, 30K까지 늘릴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구글과 픽셀 스마트폰용 OLED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다. 아직 양측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연간 공급 물량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구매할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구미에 짓고 있는 첫 6세대(1500mm X 1850mm) 라인인 'E5'에서 공급될 예정이다. 현재 E5 라인은 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1만5000장 규모로 구축 중인데, 첫 7500장 규모의 설비가 내년 상반기 양산에 들어간다. 


계획대로 내년 3분기부터 안정적으로 OLED를 생산할 수 있다면, 6세대 기판은 1장당 200개(5.5인치 기준)의 스마트폰용 OLED를 만들 수 있다. 수율 70%를 가정하면, 매월 100만개 안팎의 OLED를 구글에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LG디스플레이는 6세대 OLED 생산이 처음인 탓에 초창기 수율을 잡는데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8~9월부터 수율 70%를 달성하면 연말까지 300만~400만개 정도의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 가능하다. 구글은 올해 10월부터 내년까지 800만개의 픽셀폰을 판매할 계획이어서, 내년 하반기 LG디스플레이 E5 정도의 물량만 가져와도 OLED 수급난을 덜 전망이다.





주목할 것은 양측이 장기공급계약을 위한 추가 투자까지 논의 중이라는 점이다. 구글측은 LG디스플레이에 6세대 월 3만장 규모까지 E5 생산능력을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6세대 기판이 월 3만장씩 투입돼 생산에 들어가면 매월 420만개(수율 70% 가정)의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할 수 있다.


E5 라인은 선익시스템의 증착장비와 LG전자(PRI)의 유기물 봉지장비,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무기물 봉지장비가 주요 설비로 채택됐다. LG디스플레이가 구글과의 공급계약에 최종 성공하면 현재 구매주문(PO)이 나와있는 1만5000장분 외에 1만5000장분의 PO가 추가로 나올 전망이다.


한 장비업체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E5 1⋅2라인(각 7500장) 외에 3라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VR 확대하는 구글, OLED 수급난 풀 열쇠는?



구글이 아직 양산에 들어가지도 않은 E5의 추가 투자까지 타진하며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내년부터 벌어질 OLED 수급난 때문이다. 애플이 내년에 OLED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OLED로 급전환될 전망인데,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 밖에 없다.


구글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측에 내년과 내후년 OLED 공급량을 크게 늘려줄 것을 요청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가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생산량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애플에 공급할 물량을 대기에도 벅찬 수준이다. 애플 역시 내년에 1억개 정도의 OLED를 수급해 LCD 버전과 OLED 버전의 아이폰을 동시에 내놓을 예정이다. OLED 공급량이 충분치 않은데 따른 고육지책인 셈이다. 



▲구글의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 ‘데이드림’ /구글 제공



특히 구글의 경우, 픽셀폰을 가상현실(VR) 기기인 ‘데이드림’의 보조도구로써 마케팅할 계획이어서 안정적인 OLED 구매가 필수다. OLED는 액정의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화면을 구현하는 LCD에 비해 화면 반응속도가 1000배 이상 빠르다. VR 기기 화면의 반응속도가 느리면 눈에 잔상이 생기면서 사용자가 멀미를 느끼게 되는데, OLED는 이 같은 우려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LCD를 이용한 VR 기기는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멀미 증상을 호소한다”며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공급계약은 VR 시장 확대를 위한 구글의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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