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DS(부품)부문 영업이익 목표치로 15조원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3조원 이상의 영업이익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연초부터 시장 환경이 녹록치만은 않다. 지난해에 이어 1분기에도 대형 LCD 판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TV 시장은 브라질 올림픽 특수가 거의 없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3조원 달성이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이는 이유가 있다. 올해 4월과 9월, A2 라인 감가상각 기간이 종료되면 모바일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대할 수 있다. 



OLED 원가의 30%...A2 감가상각 순차 종료



A2는 5.5세대(650mm X 750m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현재 1번부터 7번 라인까지 양산 가동중이다. 


이 중 1번 라인은 2011년 5월에, 2번 라인은 2011년 10월에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통상 감가상각 기간인 5년을 적용하면 1번 라인은 오는 2분기 중에, 2번 라인은 이르면 3분기 중 감가상각이 종료된다. 3번 라인 이상은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감가상각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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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A2 라인 감가상각 종료 시점 추정. /KIPOST


LCD에 비해 OLED가 감가상각 종료 시점이 중요한 것은 원가에서 감가상각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서는 OLED 생산 원가 중 감가상각비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비해 LCD는 15% 안팎이다.


LCD는 백라이트유닛(BLU)과 컬러필터 내에 수많은 광학 소재⋅부품이 소모되기 때문에 감가상각비 보다 상대적으로 재료비 비중이 높다. OLED 역시 2010년 전후로 유기재료 가격이 비쌌지만, 최근에는 당시 대비 10~20% 내외로 떨어진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2 라인에 일부 보완투자를 했기 때문에 당장 2분기부터 감가상각비가 ‘0’이 되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생산원가가 낮아질 것임은 자명하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OLED 점유율 크게 높아질 듯



OLED 제조원가 하락은 삼성전자 고가 제품에만 머물렀던 OLED 적용률을 크게 높이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대비 OLED의 가장 큰 단점은 15% 정도 높은 생산비(2014년 3Q 기준)였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OLED 생산 원가가 LTPS LCD에 거의 근접했고, 올해 2분기 부터는 LTPS LCD 생산원가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


올 들어 비보⋅오포 등 중저가 스마트폰 전문업체들이 OLED 적용 모델을 늘리는 것도 향후 OLED 가격 인하 여지가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고객사로 등극했으며, 올해는 ‘사이드 엣지’ 타입 OLED도 스마트폰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 역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지난해까지 사실상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한 곳에만 OLED를 공급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향후 고객사 기반을 훨씬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015년 판매된 스마트폰 중 OLED를 적용한 스마트폰은 10%(약 2억5000만대) 남짓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90% 시장에 침투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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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생산한 스마트폰 ‘메이트S’. 5.5인치 OLED가 탑재됐다.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



LTPS LCD 시장, 레드오션 가속화



반대로 LTPS LCD 진영의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JDI⋅샤프⋅티안마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 상위 5개 업체(매출 기준) 중 스마트폰 OLED를 대량 생산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에 집중하고 있고, JDI는 4세대(730mm X 920mm) 라인 1개만 운용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외판을 늘릴수록, 나머지 업체들은 한정된 LTPS LCD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생산원가가 낮아진 OLED에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판가를 더 인해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판매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 더 빠른 속도로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 LTPS LCD 진영의 수익성이 한층 악화될 전망”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중소형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도 제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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