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LG 주도로 교통정리 예정
LG그룹이 전자⋅화학⋅디스플레이⋅이노텍 등 4개 계열사 역할 분담을 통해 반도체용 글래스 기판 사업을 전개한다. 각사가 차별화 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수직계열화가 가능하지만, 삼성과 달리 반도체 분야 내부 수요가 없다는 건 약점이다.
(주)LG 주도로 3분기 중 ‘교통정리’
그동안 LG그룹에서 가장 공개적으로 글래스 기판 사업을 전개한 계열사는 LG이노텍이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주력 사업 중 하나여서 글래스 코어기판으로의 제품 업그레이드가 정해진 수순이다. 글래스 코어기판은 LG이노텍이 이미 공급하고 있는 FC-BGA(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 기판에서 가운데 코어 부분을 글래스로 치환한 개념이다.
LG이노텍은 서울 마곡 R&D 캠퍼스에서 글래스 기판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한편, 경북 구미 공장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LG이노텍 외에도 LG전자⋅화학⋅디스플레이 역시 글래스 기판 SCM(공급사슬관리) 상에서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역은 계열사간 중복 투자 가능성도 있어 교통정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현재 (주)LG 주도로 각 계열사가 희망하는 사업 진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3분기 중에 역할분담을 확정해 본격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글래스 가공 역할 놓고 사업조정 있을 듯
특히 중복 투자가 예상되는 부분은 글래스 가공이다. 글래스 가공, 소위 TGV(글래스관통전극) 분야는 화학⋅디스플레이⋅이노텍 3사 모두 진입을 희망한다. 글래스 기판의 경쟁력이 글래스 그 자체를 다루는데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TGV 기술을 확보해야 사업 주도권을 쥘 수 있다.
LG화학은 과거 디스플레이용 글래스 원장 사업을 영위한 바 있고, LG디스플레이는 그룹 내에서 대면적 글래스를 가장 잘 다루는 회사다. 반도체용 글래스 기판 표준은 510㎜ X 515㎜로 표준화 되었는데, 이는 디스플레이 기판 기준으로는 3세대(550㎜ X 650㎜)에도 못미친다.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최대면적 글래스 기판 사이즈는 8.5세대(2200㎜ X 2500㎜)다. 물론 글래스 핸들링이 TGV 경쟁력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건 사실이다.
LG이노텍은 경북 구미 파일럿 라인에 레이저 설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레이저 설비를 도입한다는 건 TGV 공정 제일 앞단부터 투자에 나선다는 뜻이어서 TGV 내재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직 (주)LG가 어떻게 결론 낼 지 아직 알 수는 없으나, TGV 공정은 투자 효율 관점에서 3개 계열사 중 한 곳으로 일원화 하는 게 유력하다. 또 다른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LG화학은 글래스 가공 외에도 PID(감광성절연소재)와 BF(빌드업필름) 등 전자재료 공급 사업도 병행할 수 있기에 글래스 가공은 다른 계열사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PID는 글래스 인터포저, BF는 글래스 코어기판에서 회로를 빌드업 할 때 절연체로 쓰이는 소재다. PID는 일본 아사히카세이⋅HD마이크로⋅EFEM 등이 과점한 재료며, BF는 일본 아지노모토의 ABF(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가 시장을 독점했다. 꼭 글래스 기판에만 쓰이는 재료는 아니지만, 향후 글래스 기판 트렌드에서 중요도가 높아질 소재다.
이 밖에 LG전자는 PRI(생산기술원) 차원에서 글래스 기판용 장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LG전자 PRI, 반도체 글래스 기판용 장비 개발> 참조). 글래스 기판용 장비는 그룹 내에서 중복 투자 우려는 없다. 다만 글래스 기판, 혹은 TGV 기판 사업을 추진하는 계열사 차원에서 LG전자 PRI 설비를 얼마나 활용할 지에 대해서는 일정 가이드가 나올 수 있다. LG전자가 개발한 TGV용 레이저, 메탈라이제이션 공정용 스퍼터, 검사장비 모두 글로벌 경쟁사가 존재하는 설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