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A 3대, 월 8000장분 먼저 입찰
유기물 증착장비는 2분기 말 입찰 진행 예상

중국 비전옥스가 8.6세대(2290㎜ X 2620㎜) OLED 핵심설비인 ELA(엑시머레이저어닐링) 발주 작업에 착수했다. 한동안 답보 상태이던 비전옥스의 신규 투자가 다시금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지난해 BOE의 8.6세대 프로젝트에서 일본 JSW가 ELA 공급권을 가져갔으나 이번에는 AP시스템의 공급권 탈환이 유력시된다.

비전옥스의 플렉서블 OLED. /사진=비전옥스
비전옥스의 플렉서블 OLED. /사진=비전옥스

 

비전옥스, ELA 입찰 개시

 

비전옥스는 지난 6일부로 허페이시 V5 라인에 반입할 ELA 장비(3대) 입찰을 시작했다. 중국 패널 기업들이 입찰 개시 후 1~2개월 사이에 공급사 성정 결과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6월 중순 전후로 도출될 전망이다. 국내 기업 공시에 업데이트 되는 시점은 그로부터 한달여 뒤인 7월쯤이다. 

ELA 설비 처리량을 감안하면 이번에 발주 나오는 규모는 8.6세대 원판투입 기준 월 8000장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비전옥스는 V5 라인에 최대 월 3만2000장분을 투자하기로 했으므로, 앞으로 이번과 같은 발주가 3번에 걸쳐 추가로 나올 수 있다. 

ELA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혹은 LTPO(저온폴리실리콘옥사이드) OLED를 만들 때 필수 동원되는 설비다. 앞서 8.6세대 OLED 투자를 단행한 삼성디스플레이가 풀(Full) 옥사이드 방식으로 투자해 ELA 설비가 필요 없었던 반면, 비전옥스⋅BOE는 둘 다 LTPO 타입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ELA 확보에 나섰다. 

ELA 공정 개념도. /자료=삼성디스플레이
ELA 공정 개념도. /자료=삼성디스플레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관점에서는 비전옥스가 어느 장비사를 선정하게 될 지가 관심사다. 앞서 6세대(1500㎜ X 1850㎜) 투자 국면에서 AP시스템은 중국 ELA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8.6세대 첫 ELA 발주였던 BOE B16에는 JSW가 공급권을 거머쥐었다. AP시스템은 LLO(레이저탈착) 장비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다만 이번에 비전옥스는 최대한 기존 벤더들을 활용해 설비들을 도입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기물 증착부문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그 외 파트는 변화를 자제한다는 의도에서다. 따라서 기존 6세대 라인용 ELA를 공급해 온 AP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유기물 증착장비 발주는 2분기 후반으로 연기

 

이르면 1분기 중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던 유기물 증착장비에 대한 입찰은 한두달 미뤄 6월 중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V5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허페이시 공무원들이 일부 교체되거나 인사이동하면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 비전옥스는 V5 프로젝트 보조금 명분으로 ‘ViP(Visionox Intelligent Pixelization)’ 방식의 투자를 강조해왔다. 경쟁사들이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증착기술을 처음 도입해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해보겠다는 발상이다. 

OLED 유기물 증착장비.
OLED 유기물 증착장비.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 투자를 두고 비전옥스와 갈등하던 허페이시가 다시금 보조금 주머니를 열어 젖힌 이유도 ViP다. 그러나 앞서 투자한 파일럿 규모의 ViP 라인에서 수율이 극도로 낮게 나오자 비전옥스는 도무지 ViP로는 8.6세대 투자가 어렵다는 내부 결론에 이르렀다. 

이에 돈줄을 쥐고 있는 허페이시를 다시 설득, 기존 FMM(파인메탈마스크) 방식 투자를 관철해야 했는데 그 사이 인사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담당자가 바뀌면 그동안의 투자 과정을 파악하고 FMM 방식 투자 정당성을 처음부터 설명해야 한다. 

만약 6월 중 유기물 증착장비 발주가 이뤄지면 장비 반입은 내년 3분기 초, 램프업은 2027년 1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의 한 장비 업계 전문가는 “이미 비전옥스 내부적으로는 공급사와 투자 방식을 모두 결정해 놓고 시 정부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며 “정부 의사결정만 나오면 발주는 일사천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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