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앱솔릭스의 주요 파트너 회사 중 하나인 에스이에이가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앱솔릭스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양산에 돌입하고, 장차 2공장 투자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에스이에이 역시 선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이에이, 420억원 자금 조달

에스이에이가 이달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총 420억원을 조달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투자자가 회사에 원금 상환을 요구하거나, 보통주 전환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볼때 회사의 성과가 좋으면 주식으로 바꿔가고, 좋지 않으면 원금에 이자를 더해 받을 수 있기에 일반 지분투자 대비 유리한 조건이다. 이 때문에 성장이 가시적인 비상장 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상환전환우선주를 주로 발행한다. 

반도체⋅태양광⋅PCB(인쇄회로기판)용 식각 장비를 공급해온 에스이에이가 최근 주목받는 건 앱솔릭스와의 연관성 때문이다. 

앱솔릭스는 글래스 코어기판 생산과정 중 TGV(글래스관통전극) 공정 전반부를 에프앤에스전자를 통해 조달한다(<SKC 앱솔릭스가 TGV 핵심 공정을 외주화 하는 이유> 참조). 이 에프앤에스전자를 에스이에이와 후세메닉스라는 자동화설비 전문업체가 공동 설립했다. 현재 에프앤에스전자의 공동대표이사는 신재호 에스이에이 대표와 최병철 후세메닉스 대표가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에프앤에스전자가 사용하는 TGV 공정용 습식 식각설비는 에스이에이가 전량 공급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는 독점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반도체 산업 전문가는 “앱솔릭스에서 글래스 코어기판 생산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김성진 CTO(최고기술책임자)와 신재호⋅최병철 대표가 의기투합한 결과가 에프앤에스전자”라며 “앱솔릭스가 에프앤에스전자에 TGV 공정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성진 CTO는 미국 조지아텍 PRC(패키징리서치센터) 출신으로, PRC는 지난 2009년부터 글래스 기판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에프앤에스와 2028년까지 독점 계약…앱솔릭스 투자와 연계 가능성

따라서 에스이에이의 자금 조달은 에프앤에스전자, 더 나아가 앱솔릭스의 글래스 코어기판 사업 진도와 연관지어 볼 수 있다. 앱솔릭스는 미국 조지아를 거점 삼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3억달러(약 4300억원)를 투자한 1공장(연산 1만2000㎡ 규모)은 현재 시생산 중이며, 올해 중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공장은 1공장 대비 생산능력이 6배에 달하는 7만2000㎡ 수준으로 지을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투자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다.

앱솔릭스의 글래스 코어기판 양산이 본격화되고 미국 내 설비 투자가 늘면, 인천광역시에 있는 에프앤에스전자의 TGV 공정 라인 투자도 더불어 늘어나야 한다. 에스이에이가 지난해 확보한 자금은 에프앤에스전자에 대한 자금지원이나 자체 시설투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에스이에이는 기발행 된 상환전환우선주 외에 IPO(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확보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246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100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4개년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고, 글래스 코어기판 관련 성장성이 부각되면 어렵지 않게 IPO에 성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는 대부분 사모펀드들이 인수했으며, 이들 역시 IPO 가능성을 높고 보고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2028년까지 에프앤에스전자에만 식각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은 에스이에이의 기회이면서 리스크다. 앱솔릭스의 글래스 코어기판 양산이나 출하가 원활하지 않으면 덩달아 기업 가치를 평가절하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서 글래스 코어기판용 습식 식각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는 태성⋅에프엔에스테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