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원장에 응력 쌓이면서 발생
최초 TGV 공정에서 원인 누적된다는 의견도

최근 글래스 기판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 사이에서 ‘세와리(背割り)’ 불량이 주요 난제로 급부상했다. 세와리는 글래스 기판 생산 마지막 단계인 싱귤레이션 공정, 혹은 그 이후에 유리가 편암처럼 쪼개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만 실제 세와리가 발생하는 원인은 최초 TGV(글래스관통전극) 홀을 뚫는 시점과 연관된다는 추정도 있다. 

각목에 '세와리' 처리한 모습. 세와리 처리한 각목은 수축, 팽창 과정에서 뒤틀림에 강해진다.
각목에 '세와리' 처리한 모습. 세와리 처리한 각목은 수축, 팽창 과정에서 뒤틀림에 강해진다.

 

세와리라는 난제 만난 글래스 기판 업계

 

일본어로 세와리는 생선의 등이나 배를 길이 방향으로 길게 칼질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토목 분야에서는 각목의 바깥쪽에서 중심부 방향으로 길게 홈을 파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도 쓰인다. 세와리 처리한 각목은 수축⋅팽창하는 과정에서도 뒤틀림을 최소화한다. 

최근 글래스 기판 업계에서 말하는 세와리 불량은 이처럼 유리원장이 길이 방향으로 얇게 쪼개어지는 것을 뜻한다. 마치 겹겹이 쌓아서 만드는 ‘밀푀유’ 빵이 아래위로 벗여지듯, 유리원장이 둘로 완전히 분리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세와리 불량은 글래스 인터포저 보다는 글래스 코어기판 생산 과정에서 싱귤레이션 공정 중에 대부분 일어난다. 싱귤레이션 공정은 글래스 기판에 ABF(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를 부착한 뒤, 개별 패키지 기판으로 잘라내는 과정이다. 현재 글래스 코어기판 업계가 사용하는 유리 원장 크기는 515㎜ X 510㎜인데, 이를 실제 패키지 기판으로 사용하려면 낱장 크기로 잘라내야 한다. 

세와리 불량이 발생하면 유리가 길이 방향(위 그림 보라색 선)으로 쪼개어진다.
세와리 불량이 발생하면 유리가 길이 방향(위 그림 보라색 선)으로 쪼개어진다.

한 TGV 업계 전문가는 “세와리는 싱귤레이션 공정을 마친 뒤 하루이틀 사이에 발생하기도 한다”며 “유리 원장과 ABF 소재 사이의 CTE(열팽창계수) 차이에서 오는 ‘응력’의 누적이 세와리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래스 코어기판 제작에 사용하는 유리 원장의 CTE는 7ppm/℃인데 비해, ABF의 CTE 값은 아무리 낮아도 두 자릿수다. 실제 양산 제품으로 출하하려면 유리 원장 앞뒤로 ABF를 10장씩 가까이 붙여 회로를 빌드업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열이 가해지면 유리 원장에 응력이 쌓이다 못해 세와리 불량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아직 글래스 코어기판 산업은 초창기고 생산 방식이나 제품 규격도 확정되지 않았다. SKC 앱솔릭스 기준으로 ABF도 2장 안팎 붙여서 테스트 하다 보니 아직까지는 유리와 ABF 간의 CTE 불일치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BF 단수를 높여가고 실제 양산 규격에 맞게 테스트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난제를 만난 셈이다.

 

TGV 공정부터 마이크로 크랙 면밀히 살펴야 

 

다만 앞단인 TGV 업계에서는 TGV 공정시 균일하지 못한 홀 식각이 세와리 불량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목한다. 싱귤레이션은 세와리를 일으키는 트리거지만, 실제 근본 원인은 TGV 공정 과정에서 심어져 있다는 의미다. 

TGV 공정에서 홀 가공은 1차 레이저 조사 후 습식 식각을 거친다. 이 때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를 조사할수록 이후의 습식 식각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홀 벽면에 미세한 요철이 생기고, 향후 구리도금을 거치면 요철의 깊숙한 부분에서부터 크랙이 일어날 수 있다. 

글래스 기판 제조공정. /자료=KIPOST
글래스 기판 제조공정. /자료=KIPOST

구리 역시 유리보다는 CTE 값(18ppm/℃)이 유리보다 높다. 구리의 팽창이 크랙 부분의 강도를 더 약화시킬 개연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습식 식각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를 사용하면 공정 막바지에 세와리 불량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 레이저 업계 전문가는 “TGV 과정에서 마이크로 크랙이 다수 발생하면, 싱귤레이션 과정을 아무리 잘해도 세와리를 피할 수 없다”며 “글래스 기판 업계가 TGV부터 마지막 단계까지 모여서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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