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중국 반도체 수출 강화에 앞서 긴급 주문 예상
TSMC가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내년 1분기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 제재를 강화하기에 앞서 중국 고객들이 미리 반도체 사재기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대만 경제일보는 내년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16일 보도했다. 파운드리를 포함해 모든 IT 업종이 매년 1분기 비수기를 경험하지만 2025년 1분기 TSMC의 실적 만큼은 차별화될 것이란 의미다. 이는 내년 1월 재취임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 중국 제재를 강화하기 전에 미리 반도체를 사재기하려는 중국 발 긴급 주문 때문이라는 게 경제일보 설명이다.
통상 TSMC의 5nm(나노미터) 제품을 기준으로 웨이퍼가 투입되고 완제품으로 출하 될 때까지 120일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급행료를 지불하면 ‘핫 런(Hot Run)’ 혹은 ‘슈퍼 핫 런(Super Hot Run)’ 방식으로 생산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슈퍼 핫 런으로 생산하면 일반 공정 대비 완제품 출하 기간을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 물론 급행료는 라인 상황에 따라 TSMC가 임의로 설정하기에 일반 공정 대비 훨씬 비싸다.
중국 기업들이 내년 하반기 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 내년 1~2분기 핫 런 및 슈퍼 핫 런 수요가 몰릴 수 있다. 내년 1분기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TSMC 실적이 종전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실제 지난 2019년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나서자 중국 기업들이 TSMC에 긴급 주문을 넣으면서 수요가 일시에 몰린 바 있다. 이는 이듬해 코로나19에 따른 IT 수요와 맞물리면서 2년간의 파운드리 산업 쇼티지 단초를 만들어 낸 바 있다.
경제일보측은 “현재 TSMC 매출에서 중국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라며 “지정학적 우려로 긴급 주문이 몰린다면 내년 1분기 TSMC 가동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